원숭이와 게의 전쟁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이 글의 제목을 보면서 한국 전래동화인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가 불현듯 상기되었다.약자를 너무 괴롭히고 못살게 굴면 결국에는 약자들이 합세하여 강자를 물리친다는 교훈 섞인 이야기로서 어느 시대에서나 그러한 현상을 볼 수가 있다.영원한 강자,영원한 약자로 따로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강자는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겸허함도 잊지 말아야 할 대목이 아닐까 한다.

 

일본 나가사키 서남쪽에 위치한 고토(五島)열도는 매우 한적한 시골을 연상케 하는 곳이다.이 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도모키와 미쓰키는 부부관계이다.아내는 나가사키,하카다에서 호스티스를 하고 남편 도모키는 도쿄로 떠나 그 곳에서 호스트로 일하는데 아내가 남편을 찾다 못찾고 술집 계단에 애처롭게 앉아 있다 슌페이에게 발견되면서 남편 도모키와 상봉하게 되면서 이 글은 흥미진진하게 시작된다.

 

 

스토리의 무대배경은 술집과 유흥,환락가로 유명한 신주쿠의 가부키초이다.사람들로 북적이는 이 곳에 '란(蘭)'이라는 한국 술집에서 준페이는 바텐더로 일하고 도모키는 호스트이다.그러는 와중에 뺑소니 차량 사고가 나고 그 범죄의 댓가는 진범의 형이 지게 되는데 진범 미나토는 유명한 첼리스트이다.이 기회를 틈타 쥰페이와 도모키는 돈을 뜯어낼 요량을 갖게 되는데,미나토의 메니저 유코는 쥰페이에게 아키타현의 중의원 선거에 나갈 것을 적극 추천한다.

 

한 편 미쓰키는 TV 다큐멘터리 출연,잡지,자서전 출간,이벤트 행사에 출연하면서 돈 맛을 알게 되고 다소 여유와 물질적 행복을 느끼게 된다.뺑소니 차량 사건의 진범 미나토 집안은 쑥대밭이 되는데 그 부모는 죄책감으로 동반자살을 하게 되고 백수에 가까운 사와 할머니는 가정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지고지순하게 기구한다.

 

쥰페이는 아버지는 정치계에서 퇴역한 무소속 의원으로 아버지의 유전자를 물려 받고 젊고 신선하며 잘 해 낼 거라는 분위기가 아키타 시에 만연하면서,현역인 도쿠타와 일대 대결에 들어가는데,쥰페이의 선거운동을 음해할 목적으로 야쿠자 기시마 형제가 출현하면서 유코 남편인 고사카(야쿠자 출신)와 미나토가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기시마 형제에 의해 죽음을 목전까지 두게 된다.

 

미쓰키와 도모키는 학벌과 배경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인망이 있어 술집 마담 미키가 제공한 1LDK(거실 1개,침실 1개,주방 1개라는 뜻) 맨션에 보금자리를 틀고 바텐더 출신인 쥰페이의 선거운동에 열렬적으로 지원을 한다.아키타 지역을 발전시키고 새롭게 변신시켜야 한다는 분위기와 유코의 열렬한 유세지원에 쥰페이는 아키타시 2선거구에서 중의원으로 정치계에 입문하게 된다.

 

뺑소니 차량 진범에게 돈을 요구하려다 정치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된 쥰페이와 시골에서 상경하여 행복한 삶을 영위하려던 미쓰키,도모키의 삶 그리고 백수에 가까운 사와 할머니의 가족을 위한 인간적인 모습이 이채롭기까지 하다.일본 고토열도,나가사키,하카타,신주쿠 환락가,아키타시,오다테시 등의 무대 배경을 비롯하여 다양한 인간들의 심리,물질문명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의 모습을 멋지게 구성하여 읽는 내내 긴장감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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