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문명의 궤적을 쌓아 가면서 지구는 생태계가 파괴되고 이상 기후현상을 보이며 환경은 갈수록 오염 되어 간다.이러한 인류에게 편리하면서도 지각을 변동시키는 이기적인 행동이 결국 인간에게 재앙을 안겨 주리라는 것은 필연이 아닐까 생각한다.그러한 차원에서 히가시노게이노의 패러독스(수학적 대모순)는 시사성이 있으면서도 강렬한 SF요소를 가미한 스릴러적인 요소를 선보임으로써 재미와 흥미,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JAXA(Japan Aerospace Exploration Agency) 즉 일본 우주 항공 연구 개발기구는 오쓰키 총리에게 지구 전체의 운명이 걸린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3월 13일 오후 1시 13분 13초에 에너지파가 지구를 에워싸고 지각변동을 불러 일으키는 대재앙을 초래한다는 것이다.이 정보는 철저하게 기밀로 하며 패러독스가 상징하듯 P-13은 지진,태풍,홍수 등과 같은 가공할 만한 폭발력과 블랙홀을 암시하고,지성의 소실과 동시에 동물이 죽는 걸 의미하며 문제의 13초 사이에 죽은 동물은 원래의 시간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다.즉 동물의 지성이라는 것은 동물이 살아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시간을 건너 뛴다는 13초의 시간 도약도 흥미를 일으키게 한다.
오쓰키 총리 앞으로 전달된 지각변동의 암시는 동시에 테러리스트 등의 돌발적인 사고를 예의주시한다.이러한 상황 속에 보석가게에 신분이 일본인이면서 중국인 범죄단체에 가입한 강도단이 보석가게에 난입하면서 경비원 살해와 금괴,보석 등의 도난 사고가 일어나고 범인들의 은신처를 찾아낸다.범인들과의 총격전 끝에 경시청 소속 세이야는 총살을 입고 경찰관인 후유키도 범인들과의 총격전에 안간 힘을 쓴다.그리고 도쿄 일대는 격렬한 폭발음과 함께 차량들의 난장판을 목격하게 된다.이것이 일본에서 흔히 발생하는 지진이었던 것이다.
대지진이 도쿄를 강타하면서 살아 남은 사람은 겨우 열댓명으로 생존한 사람들끼리 서로를 보살피고 격려하는 동류애를 발휘하게 된다.그들이 가려고 하는 목표점은 총리 공관이다.아수라장이 된 도쿄의 거리와 상점,산산조각이 난 건물들의 잔해는 앙상한 뼈대와 같고 전체적인 전경은 회색빛으로 물든 암흑의 세계가 전개된다.
P-13 현상 대책 본부가 설치된 총리 공관은 자연 대재앙을 미리 알고 있을 것이기에 생존자들은 총리를 찾아가 살아갈 길을 호소하려는 듯 하다.연로한 야마니시는 아내를 안락사 시키고,응급조치는 간호사 나나미에게 부탁을 한다.생존한 소수의 인원들이 백화점,체육관 등을 전전한다.그 와중에서도 세이야와 후유키는 나나미와 하루코를 사랑의 정념을 품게 된다.한 발 두 발 온힘을 다해 총리 공관으로 발을 옮기는 생존자들 앞에 또 다른 재앙이 있을 거라는 소식을 접한다.그것은 지각변동이 있었던 3월 13일에서 36일째인 4월 18일 또 다시 에너지파가 지구를 에워싼다는 것이다.폭우가 쏟아지고 물살이 온몸을 휘감는 생사의 기로에서 오픈카를 운전하던 남자에 의해 세이야는 살해가 되고 후유키는 다행히 귀에 상처만 입게 된다.그리고 목표점인 총리 공관으로 대피하고 지각변동의 진실을 알게 된다.
지각변동을 암시하는 전문(傳文)과 함께 보석 가게 강도단과 블랙홀과 같은 도쿄 일대의 아수라장과 화염,생존자들끼리의 살아갈 방도를 모색하려는 훈훈한 인간적인 모습 등이 작가 특유의 문체로 긴장감과 스릴감을 더해 주고 있다. P-13이라는 SF적인 요소,인류 문명 뒤에 올 수 있는 자연 대재앙을 경고했다는 점도 스릴감과 긴장감을 더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