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일깨우는 옛이야기의 힘
신동흔 지음 / 우리교육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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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듣기를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는 말을 어른들에게 들으면서 자랐다.그렇지만 어린 시절 할머니를 따라 할머니 친구들이 나누는 얘기를 듣는다든지,추운 겨울 날 외가에 찾아 오는 동네 어른들이 도란도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누던 구수한 정담들은 살아가는 얘기,식구들 얘기,전해져 오는 얘기들로 꽃을 피웠다.그 이야기들은 심각하지도 않은 늘 하는 얘기이지만 끊기지를 않고 릴레이식으로 연결되어 얘기를 주고 받는 시절이 있었다.나는 그 곁에서 할머니,외가의 따스한 품과 온기 속에서 귀를 쫑긋하고 듣던 시절이 엊그제 같다.

 

 

 

 

특히 전해져 오는 옛 이야기의 힘은 일상을 살아가는 민중들의 삶의 지혜가 되기도 한다.막혔던 일이 풀리기도 하고,처세에도 도움이 되며 교훈적인 이야기를 통해 삶의 교훈을 얻는 데에도 커다란 힘이 옛 이야기를 듣는 재미이고 흥미거리였던 것이다.그 옛 이야기는 주로 정사가 아닌 야사류의 부류로 민간인들 사이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는 노변담(화롯가의 이야기)으로 신화,전설,민담이 주류가 된다.

 

 

 

 

구비문학과 연결하여 설화 연구 전문가인 신동흔저자와 함께 떠나는 '옛 이야기의 힘'은 이야기 속에 깃든 복을 시작으로 삶을 위한 저항,인간에 대한 예의,눈물겨운 내 안의 신성,인간의 욕망,세상을 평정하는 자,삶을 꽃피운 아름다운 선택들이 예화를 들려 주면서 이해와 공감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즉 인간의 희노애락이 위주가 되면서 사랑과 욕망,운명,관계 등을 그려 내고 있다.

 

 

 

 

설화 가운데는 이성에 대한 일방적 사랑이 병이 되고 죽음으로 이어지는 사연이 많다는 것이다.상사병(相思病)으로 죽은 사람들이 바위가 되고 뱀이 된다는 것이다.다분히 인과응보의 성격을 띠고 있다.특히한 것은 인간의 내면에 수성(獸性)이 자리를 잡고 있기에 지네,쥐,너구리,두꺼비,구렁이 같은 동물이 설화에 많이 등장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설화는 스토리를 통해 재미와 의미를 부여하는 문학으로 일정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그 진행 과정은 서사 요소들의 계기적 짜임새로서 결핍 -> 결핍의 해소,금기 - > 위반 - >위반의 결과 등의 유기적 연관 관계를 보여 주고 있다.이러한 짜임새는 대립 구조로 나타나는데 생사,선악,성속(聖俗),남녀,귀천 등의 상관 관계를 보여 주는 것이 특징이다.

 

 

 

 

어린 시절 할머니 품에 안기고,밤이 되면 심심해서 외가로 몰려 들던 동네 어른들의 도란도란 나누던 얘기들은 지친 세상살이를 옛 이야기로 풀어 내면서 위안을 삼았던 것으로 생각된다.아득하게만 다가오는 옛 이야기에 대한 희미한 기억이 아름답게 우리의 삶을 승화시켜 주고 어두운 골목을 밝게 비추는 햇살이 되어 주기도 한다.그 속에는 조상들의 지혜와 처세,운명,사랑 등의 속살이 무궁무진하게 내포되어 있는 하나의 양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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