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노벨문학 수상자 중국의 모옌(莫言)의 작품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역사적 사건과 연계되는 서사성과 농민,노동자들의 가엾은 삶을 대변해 주고 중앙정부 및 관료들의 부패고리를 고발하는 느낌을 받았다.또한 문화대혁명 와중에 중국의 지주,지식인,반체제 인사들이 수없이 숙청과 하방운동,일제강점기의 항일운동의 민중들이 겪는 신음소리 등을 잘 그려내고 있다.
모옌작가는 산뚱성 가오미현에서 출생하게 되는데 그는 어린 시절 조부모님의 구전과 민담,전설 등을 토대로 문학적 상상력을 키우고 발양하게 된다.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붉은 수수밭,원제:홍까량 가족>을 비롯하여 테엔탕마을 마늘쫑 이야기,인생은 고달파 1,2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스러워진다 등을 읽다 보면 삶은 민중들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지만,민중들의 삶은 도탄에 빠져 있지만 놓치지 않으려는 생명력 앞에서는 경이로움마저 든다.
이번 모옌작가의 에세이는 그의 전반적인 삶을 관통하고 회고하는 시간이다.바로 위 형은 대학을 나왔지만 그는 문화대혁명으로 초등학교 학업이 중단되면서 십대에 목화가공 공장에서 직공으로 일을 하기도 하고,마오가 죽던 해인 1976년에 인민해방군에 복무하던 중 문학에 뜻을 두면서 해방군 예술 단과대학에 들어가 문학창작에 전념하게 된다.그리고 베이징 사범대학을 거쳐 루쉰 문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기도 한다.
2005년 노니노 국제문학상을 받으러 이탈리아에 갔을 때 만난 인도 출판사 편집인의 권유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그의 어린 시절의 삶,추억부터 문혁과 군대생활,창작활동을 하게 되는 시기,작가의 생각과 감정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입이 크다고 놀려 학교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절친녀였던 루원리의 아버지가 소련제 트럭 가즈51에 대한 에피소드,목화 가공 공장에서 회계직을 맡던 직공 시절,해방군 시절과 중국 수도 베이징을 처음 본 순간의 감격과 베이징 구경,출세를 하기 위해서는 공산당원이 되어야 한다던 부친의 말씀,그의 처녀작 어머니와 이혼(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아궁이에 집어 넣었다고 함),그리고 <붉은 수수밭>은 그를 유명세를 타게 한다.
이제 그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지난 온 시간과 삶의 궤적을 반추하게 되는데,어린 시절의 문화대혁명,중국식 자본주의의 개혁.개방을 통해 모든 것은 변화해 나간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그의 곁에는 그가 작품을 처음 썼던 해에 태어난 딸 샤오샤오(笑笑)가 해외로 나갈 때에는 늘 그림자처럼 수행하고 통역을 맡는다고 한다.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거대한 중국의 대지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 모옌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한국에서도 그에 견줄만한 노벨수상자가 탄생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