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페이지에 죽음 하나
다니엘 포르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배금주의 사상이 팽배하다 보니 부부관계도 오래 가지 못하고 금이 가는 경우가 있다.성격이 맞지 않아서 금이 가는 경우도 있겠지만,남편이 무능력하여 집안을 건사하지 못해 부부 사이에 돌이킬 수 없게 되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특히 아내가 자신보다 나은 사람을 만나 저울질을 하면서 이별을 통보해 온다면 남편으로서 받는 모멸감과 결핍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 같다.

 

 

 

 

별 볼 일 없고 회생 불가능하다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헤어지자는 아내 마리 아녜스의 통보에 따라 홀로 남겨진 남편은 자기 등 뒤에서 오는 차량을 부딪히고도 천운으로 살아 남게 되며 그의 꿈은 멋진 글을 써서 멋진 작가가 되어 경제적 수입을 되찾는 것이다.그렇게 하는 것이 불의에 헤어진 아내를 위해 본보기를 제대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믿는 주인공 남편이다.

 

 

 

 

그런데 남편은 머리 속으로만 멋진 작가가 된다는 몽상적인 생각만 갖을 뿐 실천은 별반 없이,암울한 생각,무기력한 소일만 일삼게 된다.도살장의 암소가 도살되는 장면을 연상하고 심장마비로 죽은 고양이에 대한 생각,믹서에 머리가 갈린 남자의 사건,사람의 시체 위에 파슬리를 흩뿌리는 괴기한 상상 등이다.이러한 어둡고 음침한 사건,생각들을 글로 남기려는 주인공은 늘 생각으로만 끝나는 우유부단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술이 한 잔 돌아가고 정신이 몽롱해지면 여자가 생각나고 여자를 탐닉하는 식이다.그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무의식의 세계는 밝고 희망이 넘치는 내용보다는 그늘진 어두운 골목길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들이 대부분이다.글을 쓰기 위한 계획과 목표는 거창하지만 정작 그의 내면은 무기력하고 우울하기만 하다.아내와 헤어지고 재기해 보려는 계획이 늘 술과 여자,여자와의 성관계,죽음 등이 대부분이며 '연쇄 살인 사건'에 연루되기도 하는 남자 주인공의 블랙 코미디와 같은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다행히 마음을 다잡고 헤어진 아내를 만나 처음 만났을 때의 황홀한 관계로 돌아가면서 새로운 삶에 불을 지필 것이다.절망과 우울한 생활을 딛고 살아가는 수많은 남자들의 얘기는 경제한파와 함께 좌절하고 실의에 빠져 무기력한 생활이 오래 갈 것인데,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경제적 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 오지만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어그러질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암울한 한 남자의 생을 다니엘 포르작가는 블랙코미디적인 소재를 잘 요리하고 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호지로 2012-12-18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會者定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