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철학 - 청춘의 끝자락에 선 당신을 위한 철학 카운슬링
크리스토퍼 해밀턴 지음, 신예경 옮김 / 알키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사회가 만들어 놓은 중년의 시기는 사십대를 넘어서면서 시작된다고 한다.나 역시 사십대를 넘기다 보니 신경쓸 일이 많아지고 스트레스도 정비례하여 증폭되어 간다.그만큼 생각과 뜻대로 일이 되지를 않고 인간관계도 자꾸만 협소해져 가는 시기일지도 모른다.이렇게 각박하고도 뒤를 돌아볼 틈도 없이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한가하게 철학을 논하고 깊이 있는 사유를 할 겨를은 솔직히 없다.

 

 

 

 

그러나 나 혼자만 살아가는 것이 아닌 나와 가족,지인,사회적 인간관계 속에서 뭔가를 공유하고 수수작용을 하면서 살아 가기에 사회적 제도,규율,인습,정의와 상식,윤리와 도덕의 틀을 벗어난 일탈된 삶은 보통사람이라면 생각할 수가 없는 문제이다.정해진 사회적 틀 속에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그 속에서 삶의 희열과 가치,행복을 느끼고 발견한다면 태어나 살아가는 보람이 있지 않을까 한다.

 

 

 

 

문득 왜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 숨가쁘게 살아가야만 하는지,삶의 의미와 가치는 무엇인지를 곰곰히 생각할 때가 있다.부모의 정기를 받고 우연이든 필연이든 이 세상에 태어나 혈육애,존재감,고독,옛 일에 대한 향수,현재의 권태로움,죄책감,욕망과 쾌락 등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면서 과연 넘어야 할 선과 지켜야 할 선의 경계선상에 서 있을 때도 있다.

 

 

 

 

이 글의 저자는 두 아버지를 두고 있는데,친부로 알았던 K씨가 진짜가 아니고 친부는 H씨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감,인생의 의미를 고찰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감수성이 강했던 열여덟 살에 친부로 알았던 K씨가 돌아가시고,초등학교 교사였던 친부는 카톨릭 신자로서 학부모 면담이 있던 날,지역 카톨릭 공동체에서 일하던 어머니와 알게 되면서 불륜에 빠지면서 저자를 낳았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이 저자에게 알려지면서 H씨에 의해 태어난 저자는 말그대로 사생아일지도 모르는 상태에 휩싸이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느껴지게 되고,H씨가 돌아가실 무렵까지 저자는 어머니와 H씨에 대한 배신,속임수,거짓말,원죄,공포와 같은 괴로움이 문득 문득 그의 뇌리와 가슴 속을 휘비고 갔을 것이다.저자는 H씨가 돌아가시면서 저자가 느끼던 감정은 친부모를 잃은 심정이었다고 하니,그의 몸과 마음 속에는 일말의 연민과 동질감이 내재되어 있지 않았을까 한다.

 

 

 

 

흥분하지 않고 한 줌의 지식과 한 자루의 경험을 갖춘 채 정신을 고치는 가난한 의사처럼 되라

 

니체의 <아침놀>중에서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중년의 시기는 분명 인생의 한창 때이다.그러면서도 사회적으로는 환영을 받는 시기가 아니다.노안과 흰머리,죽어가는 세포,차갑게 대하는 사회의 시선들이 중년의 가슴과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지도 모른다.지금까지 살아온 시간과 세월 속의 흔적을 되돌아 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고,다가올 시간에 대해서는 모든 눈과 귀를 활짝 열어 겸허하고도 담대한 자세로 내려 놓을 것은 내려 놓고 다져나가야 할 것들은 야무지게 다져 나가는 시간이 필요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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