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1
김은국 지음, 도정일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한국 현대사인 해방이후부터 군부정권이 종식되기까지 이념과 사상,종교,반체제 인사 문제에 대해서는 당대의 주류 이데올로기와 안보,정권유지 차원에서 무차별 인권을 유린하고 탄압을 했다.인간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성과 논리가 있는데 체제에 반한다는 명목 하나로 인간의 목숨을 새 깃털보다 더 가볍게 여기는 살벌한 광경이 자행되고 말았다.희생된 사람들은 개인의 양심과 자주성, 자유에 대한 의지를 열망하면서 보다 나은 문명 사회를 이룩해 나가려 노력했던 진보적인 존재이었다. 안타깝게도 시대와 사회지도자를 잘못 만난 탓에 희생양이 되고 빛을 발하지 못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종교적인 문제를 이슈로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김은국의 《순교자》는 한국전쟁의 와중에 평양에서 종교 박해를 받던 사람들의 실화를 기록하고 있다.기독교인 열네 명 중에 열 두명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음을 당하게 되면서 죽지 않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두 명의 베일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를 놓고 남한 정보당국 장대령과 '나'는 살아 남은 신목사와 한목사의 증언 등을 청취하면서 그 해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기도 하고,미혹적이기도 했다.

 

 숙청당한 기독교인 열 두명은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에 북한 공산당 비밀경찰에 끌려 가게 되고 살아남은 신 목사와 젊은 한 목사는 말을 바꿔 가면서 자신들이 살아 남게 된 경위를 이야기 한다.신의 개입이었다고 말하기도 하고,살아 남기 위해 비밀경찰들이 회유하는 방식대로 자백을 했다고도 한다.절대신을 숭상하고 교인들의 본보기가 되어야 할 목사가 자백을 했다면 그것은 일종의 신을 배신했다는 것으로 들린다.

 

 장대령은 목사 두 명이 어떻게 해서 살아 남았는지를 신 목사의 거처와 예배당,교인 등을 중심으로 탐문을 하게 된다.젊은 한 목사는 그 와중에 정신착란증으로 죽어가게 된다.결국 신 목사의 입끝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신 목사와 북괴군 소좌 간에 어떠한 연결고리가 있어 신 목사의 목숨을 부지시켜 주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구체적인 소식은 없고 추측만 분분하기만 하다.신 목사는 과연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독교 안에서, 공산당 비밀경찰들이 기독교인들을 죽이려할 때 과연 그와 한 목사만이 그냥 열외(列外)를 시켜주었으리라는 것도 어불성설이다.전쟁포로들과 목사들이 굴비 엮이듯 차에 태워져 사살 당했는데 그 둘만 뒤늦에 살해현장에 당도하여 살아 남게 되었다는 증언도 믿어야 할지 말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국전쟁은 남과 북이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차가운 이데올로기에 얽혀 철저히 백성들을 지배하고,체제에 반하는 인사 및 세력들은 무시무시한 공권력(경찰병력)을 발동하여 사상과 이념의 싹을 아예 싹뚝 잘라 버렸던 것이다.북한 평양 지역에서 벌어진 포로 및 기독교인 처형을 두고 신앙인과 비신앙인은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 것인가도 관심거리이다.살벌한 이념과 사상으로 공산당의 눈에 신앙인들은 눈에 가시이고 체제를 와해할 세력이기에 단순무식하게 앞뒤 가리지 않고 처형했고도 남는다.

 

 그리고 젊은 한 목사가 죽어 가면서 읊조리던  "하느님......없어......하느님......없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한국전쟁은 동족상잔의 상징이었다.극에 달했던 인간의 비참한 실상,살육,굶주린 백성,또한 그것이 빚어낸 이산가족의 통한 등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의지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한국전쟁이라는 특수상황에서 발생한 종교인의 죽음과 살아 남은 종교인의 이야기를 통해 과연 이념과 사상,양심이란 무엇인가? 당시의 상황으로 보아 반체제에 있던 종교인을 어떠한 명목으로 살려 주었을지 의아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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