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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 정진홍의 900킬로미터
정진홍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평점 :

세상살이는 참으로 냉혹하고 냉정하며 각박하기만 하다.아무도 자신에게 모든 것을 챙겨주지 않는다.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신이 생각하고 선택하며 결정해 가야 할 외로운 길이다.그 외로운 길을 정해진 제도,정해진 울타리 안에서 안일하게 살아가는 삶은 태풍과 천재지변이라도 발생하면 쉬이 무너지게 되고 재기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십이 넘으면 지나온 시간과 세월을 되돌아 보면서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많이 갖을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성찰과 반성을 통해 때로는 인생의 궤도 수정을 해야 하기도 하고 더 나은 길을 선택하여 못 가본 길을 향하여 자신의 몸과 마음을 투척해야 하는 것도 인생이다.지금보다는 더 나은 삶,움츠러들고 무기력한 삶을 버리고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삶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단단한 정신근육을 길러,아무리 거센 바람과 천재지변이 찾아와도 다 타고 남은 나무밑동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것처럼 강인한 마음의 씨앗을 남기기 위해 나와 너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크고 작은 길들이 너무나 많다.
그러나
도착지는 모두가 같다.
말을 타고 갈 수도 있고,차로 갈 수도 있고
둘이서 아니면 셋이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 본 문 -
우리의 마음 속에는 켜켜이 내려 앉은 때와 먼지,티끌 만큼의 온갖 더러움과 불결함,잘못된 관성과 인습으로 꽉 차 있다고 생각한다.이러한 온갖 세속의 잘못된 것들을 정화시키고 영혼마저 맑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한 번 지나온 삶은 후회하고 원망해도 고쳐지지 않는 법이니 새로운 결기로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를 스스로 선택하여 삶이 다하는 날까지 후회와 원망이 남지 않도록 부단한 자기계발과 각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현대인들은 돈과 물질,커리어 쌓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삶을 관조하고 자신을 너그럽게 통제하는 시간은 없다.오로지 세속적인 잣대에 맞춰 살아가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 보니,삶의 무게가 가볍기만 하다.죽음은 언제 올지 모르는 짧은 인생에서 나혼자 사는 삶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나와 함께 있는 가족과 지인,사회적 관계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내 삶을 허투루 보이는 경박한 삶은 아니 사는 것만도 못하다고 생각이 든다.
우리의 일상은 누군가가 정해주고 떠 먹여 주는 것이 아니다.철저하게 자신이 생각하고 선택하여 나아가는 고단하고 외로운 삶이다.그 외로운 삶의 끝자락도 자신이 내딛어야 하는 엄중하고 경건한 시간이 될 것이다.안일하고 쉬운 삶을 선택하기 보다는 조금은 힘들고 위험스럽게 보이는 길일지라도 모험과 도전이라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하여 가는 길에는 분명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동시에 맛볼 수가 있을 것이다.관념적이고 이론적으로 장천리를 내다보는 사고방식은 구시대적 발상이고 도태되기 쉽기 마련이다.
인문학적 생각의 깊이를 더해 주고 있는 정진홍저자와 함께 떠나는 산티아고 900키로의 대순례길은 나에게는 생생한 각성과 깨달음을 안겨 주고,언제 어떻게 세상과 하직하고 남아 있는 유족들에게 나의 존재의 가치,나에 대한 기억을 얼마만큼 남길 수 있을지를 겸허한 시각과 자세를 불러 일으켰다.다 읽고 난 뒤에도 나는 어떠한 길을 새롭게 시작하고 걸어갈지라도 지금과 같이 안일하고 안주하는 삶은 나와 사회를 위해 결코 득이 되고 보람을 안기는 삶이 아닐거라고 생각이 들었다.세상은 저지르고 불태우며 기꺼이 즐기는 자의 몫이라는 것도 이 글은 나에게 무언으로 한없이 다가왔다.그것은 바로 결행,성찰,변화,분투이고 숭고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후회없는 인생의 각본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