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나만의 완소 여행 4
김지선 지음 / 북노마드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진정한 여행은 여럿이 가는 것보다는 홀로 떠나는 것이 때론 값진 경험과 추억거리를 안겨 줄 것이다.많은 여행을 해보지 못한 내가 이런 말을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패키지를 통해 여러 명이 떠났던 여행에서 얻은 타지의 문화와 풍물은 여러 사람들 틈 속으로 스며들어 가기라도 하듯 그 기억의 선명도는 희미하게 다가온다.반면에 혼자서 떠난 여행은 타지의 땅을 밟는 발치의 숨소리,떨림도 들려올 정도이다.타지의 산수,문화,인습 등은 내 몸과 마음이 그곳에 몰입되어 가고 때로는 동화되어 가기에 오래 남는거 같다.

 

여행은 나이,상황,일탈에 따라 다르게 다가온다.글을 쓰는 작가는 타지를 통해 머리를 식히고 그곳의 문물과 인습,삶의 조각들을 수첩에 빼곡하게 정리하기도 하고 데생을 하기도 하며 청아한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와서 후일담으로 잘 우려내기도 한다.그것이 글을 쓰는 기폭제 및 자양분이 되어 한 폭의 파노라마처럼 독자들의 시선을 훑고 지나간다.또한 여행 작가에 따라 스타일과 품격은 다르지만 여행지의 역사와 풍물을 독자가 현장감을 느끼도록 서술해 가는 점은 삶의 의미,질을 높여가리라 여겨진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주제 사라마구'의 나라,포르투갈은 근대 한 시기를 풍미한 제국주의의 나라 정도로 인식되어 온 탓인지 멀고도 낯설게만 느껴졌다.유로국가이면서도 튀어나지 않게 고요함이 배어 있는 포르투갈 여행은 김지선작가가 생에 대한 의지,희망을 품고 있는 만큼 포르투갈의 이모 저모는 호기심과 신선감을 충분히 안겨 주었다.

 

포르투에서 시작한 여정은 중부도시 꼬임브라,수도 리스본을 거쳐 남단의 라고스와 사그레스로 이어진다.항구이면서 대도시인 포르투는 느리게 흘러간다.중세 유럽의 전통을 그대로 살리고 있는거 같은 느낌이다.그곳에는 고풍스러운 건물,주택들이 즐비하고,강을 따라 이어져 있는 아치형 철로,그리고 헌책방이 군데군데 있어 문화의 거리로 손색이 없다.

 

포르투갈의 명문도시들이 많은 꼬임브라는 교육의 도시일 만큼 젊은이들이 넘쳐 난다.꼬임브라의 대학이 1290년에 생겼다고 하니 그 교육에 대한 역사와 전통은 대단하다.특히 대학축제가 5월에 집중되어 있어 학생들에게는 그 시기가 기다려질 것이다.카톨릭 국가답게 종교색 짙은 것도 특징이며,파티마 광장에서 대성당까지 무릎을 꿇고 성지순례를 하는 젊은이의 모습을 보니 경건함과 신앙심이 저절로 느껴진다.

 

포르투갈 남부지역에 자리잡은 수도 리스본과 라고스는 해안을 끼고 있어서인지 대서양의 쪽빛과 중세풍의 건물들이 균형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감각을 얻게 된다.대서양의 황홀한 석양을 관조하면서 그 옛날 중세시대 포르투갈의 위용을 떨쳤던 제국시대를 생각하면 역사란 무엇인가를 되새김질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그리고 몸을 아래로 옮겨 남단에 이르면 파도와 하나가 되어 서핑 보드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짜릿한 감각과 모험은 보기만 해도 간담이 서늘해진다.

 

여행지는 어디나 같이 사람이 사는 곳이라 말을 섞고 대화를 나누면서 정이 드는 곳이다.낮보다는 석양이 아름다운 리스본의 항구의 불빛은 나그네의 발길을 묶어 두기에 족하다.주제 사라마구의 글이라도 몇 편 읽고 음미해 본다면 포르투갈은 먼 곳이 아닌 가깝고도 친밀감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이렇게 멋진 여행지의 보물을 포르투갈에서 어렵게 찾아낸 기쁨이 온몸으로 다가오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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