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코 부도리의 전기 사계절 1318 문고 37
미야자와 겐지 지음, 이경옥 옮김, 이광익 그림 / 사계절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일본 동화계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미와자와 겐지의 작품은 <바람에도 지지 않고>라는 시를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시가 독자에게 안겨 주는 느낌은 참으로 소박하고 검약하는 생활상을 그려 내고 있다.주어진 환경에서 누구탓을 하지 않고 수분지족하며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미와자와 겐지는 방정환 선생과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젊은 나이에 요절한 동화작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시세계나 추구하는 이념,사상,가치관은 다르지만 두 분 모두 후대들에게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인물들이기도 하다.미야자와 겐지는 종교철학과 과학정신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으며,대표작으로는 「은하철도의 밤」이 있으며,이 글은 그의 철학과 사상,세계관이 충만한 자전적인 이야기이다.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와 펜넨넨넨넨 네네무의 이야기가 이 글의 전.후반으로 나뉘어져 있는데,펜넨넨넨넨 네네무가 먼저 쓰였고 구스코 부도리의 이야기가 나중에 탈고 되었다고 하는데,펜넨넨넨넨 네네무는 본편에서 단어와 문장이 사라져 버린 상황이고,구스코 부도리만 온전한 작품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스코 부도리와 펜넨넨넨넨 네네무는 글의 내용이 대동소이하다.부모를 잃고 구스코와 펜넨넨넨이 자신만의 삶과 생명력을 이어 가기 위해 여기 저기를 이동하고 사람을 만나면서 삶의 방향이 결정되며,결말은 다른 시공간에서 다른 삶의 모습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먼저 구스코 부도리를 보면 공간적 배경이 숲 - 천잠사 공장 - 수렁논 - 구보 대박사 - 이하토부 화산국 - 산무토리 화산 - 구름바다 - 가을 - 칼보나드 섬으로 되어 있으며,펜넨넨넨넨 네네무는 펜넨넨넨넨 자신의 사회적 독립과 출세를 바탕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미와자와 겐지가 일본 동북부 지방인 이와테현에서 출생하여 성장 중에 자연재해와 사회 혼란의 와중에서 작가 자신은 사회의 주류 세력이 아닌 아웃사이더로서 은둔하면서 은둔자의 생활가치,이념,신념 등을 은유적이고 상징적으로 나타내지 않았나 싶다.

 

두 작품 모두 부모님을 잃고 먹고 살기 위해 여기 저기를 방황하고 이동하는 가운데,구스코 부도리는 은인을 만나 농사도 짓고 책도 읽는 행운을 얻기도 하고,자연재해에 관련하여 가뭄을 막는 비와 비료를 만드는 연구에도 몰두하고 화산국의 기사가 되기도 하며,냉해를 막고자 화산 폭발을 시도하는 모습에서 주인공 구스코 부도리의 신출귀몰하는 반전의 삶을 보여 주고 있다.

 

이에 반해 펜넨넨넨넨 네네무는 스스로 독립하여 하늘에서 다시마 따는 일을 하다, 세계 재판장이 되어 명판결을 내려 부하들로부터 존경을 받기도 하며,잃어 버린 여동생도 만나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인간 세계에 출현하여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미와자와 겐지의 자전격인 이야기로서 학자나 기술자라는 직책에 있을 때에는 일반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닌 일반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존재이며,그것이 자신들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존재라는 것이 이 글이 전해주려는 중심내용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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