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살의 인생론 - 성장을 위한 철학 에세이
안광복 지음 / 사계절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열일곱 살은 인생에서 어른으로 가기 위한 문턱에 있을 나이가 아닌가 싶다.아이도 아니고 성인도 아니다.생각의 깊이나 행동은 아직 여물지 않은 벼알과 같고 신체나 외모는 어른에 가깝도록 몰라보게 성숙해 가는 단계이다.또한 열일곱 살 무렵이면 어른이 되어 사회인이 되기 위한 예비연습을 해야 하는 시기이므로 열일곱 살 안팎의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향후 진로가 결정이 나기에 일 분 일 초가 버리기 아깝기만 하는 시기이다.

 

얼굴에는 좁쌀만하게 여드름이 나고,몸 안쪽에는 성징기가 찾아 오는 시기이다.몸에 변화가 오는 만큼 생각과 행동도 당연히 변화가 오기 마련인데,이때쯤이면 이성에 관심을 갖게 되고,가까운 부모의 잔소리,참견 등은 듣고 싶지도 않고 보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부모는 이러한 시기에 있는 자녀에게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고 상처를 주게 된다면 그 상처가 언제 아물지도 모를 일이기에 인내심과 끈기로 다독이고 관찰하며 샛길로 빠지지 않도록 애정으로 훈육해 나가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열일곱 살 청소년들은 대학입시의 지옥에 갇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남과 비교하여 외모가 떨어지고 성적이 안좋아 삶을 비관하고 우울증에 걸리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학생의 신분으로서 학생답게 열심히 공부를 하려고 해도 환경과 방법이 좋지 않아 뒤쳐지는 학생도 있다.전자의 경우에는 남과의 비교나 차이가 중요하다는 것보다는 다름을 인정하여 자신만의 길을 찾아 가도록 부단히 주지시켜 주어야 하고,후자의 경우에는 멘토가 되어 주고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 꾸준하게 공부하여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가도록 격려하고 지원해 준다면 좋을거 같다.

 

공부가 최고이고 좋은 대학,좋은 직장을 다녀야 사회가 인정하는 사회 우등생이 되는 걸로 인식하는 한국사회에서 청소년들이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다스리고,놀 때는 놀고 책과 씨름할 때는 씨름하는 분위기가 청소년들의 심신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인생을 밟아갈 텐데 꽉 막히고 잘못된 교육제도로 인해 심신이 지쳐 가는 청소년들의 삶은 안타깝고 가련하기만 하다.

 

나도 열일곱 살 안팎의 아이들 둔 학부모로서 성적이 좋고 전도가 밝기를 당연히 원하지만,내 아이는 그다지 공부는 잘하지 못한다.머리가 나빠서 그런거 같지는 않지만,하기 싫어하는 공부를 굳이 안달볶달하여 억지로 시키고 싶지는 않다.다만,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학습동기,목표,자신의 능력,노력의 보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만은 부모로서 멘토로서 꼭 주지시키고 넘어간다.아이가 친구를 만나 놀러 가기도 하고,친한 여자친구와 건전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삶의 의미,가치,관계 등을 자연스럽게 터득해 가는 것도 진정한 삶의 체험이고 필요한 부분이기에 굳이 말기지는 않는다.내 아이에게도 그만의 생각과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책을 좋아하여 꾸준하게 책을 읽고 생각의 깊이를 배양하듯 내 아이들에게도 책을 읽는 부모로서의 모습을 늘 보여 주고,간단하게나마 내 아이의 시기에 맞게 잘 조율하여 얘기를 들려 주고 '너라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에 대해 묻고 대답하는 연습을 자주 하며,친구를 만나 밥먹고 노는 시간도 삶의 한 부분이기에 허투루 시간 낭비하지 말고 유익한 시간으로 남을 수 있도록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시간을 갖어라고 충고한다.내 열일곱 살의 모습은 지금의 아이들과 대동소이했다.다만,집이 산촌이라 도회지로 통학하고 귀가하면 귀에 들어 오지 않고 공감이 안가는 잔소리가 너무 싫었다.어른이 되어 생각해 보니 어른들이 내게 전해준 바른 소리였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