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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철학하기 - 낯익은 세상을 낯설게 바꾸는 101가지 철학 체험
로제 폴 드르와 지음, 박언주 옮김 / 시공사 / 2012년 9월
평점 :

누가 말하지 않아도 현대사회는 돈과 물질의 지배에 있다 보니 복잡하게 생각하고 추론해 내려는 과정을 귀찮게 여긴다.쉽고 빠르게 돈이 들어 와야 즐거움과 행복을 느낀다고들 생각하는거 같다.사람 사는 세상에 문명의 발전이 이만큼 이룩되었던 것은 모든 것이 인간의 시행착오의 결과물이고 이 과정 안에는 사색과 탐구,실험과 이해관계가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늘 일어날 수 있고 낯이 설지 않은 일상의 소재를 101가지로 분류하여 또 다른 생각을 자아내게 하는 철학 체험은 기발하기도 하다.나아가 이러한 소소한 일상의 생각들이 모여 나와 타인,세상을 넓게 바라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어 때론 유익하다는 생각도 든다.교과서마냥 정해진 것이 아니기에 지적 호기심과 더불어 한 마디 말,하나의 행동에도 엉뚱하게 사고의 변환을 유도하기도 하고 남들이 생각지도 않은 것들에 대해 깊게 사유를 하다 보면 예기치 않은 철학적 요소를 발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매일 먹고 마시고 놀고 잠자는 과정은 반복적으로 한다.대부분의 생활 패턴이 체험이라는 학습을 통해 관성이 되어 버린 것들이 많다.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단지 먹고 살기 위한 생계 수단으로 일 속에 파묻혀 지내다 보면 마음 속에 얻어가는 것들은 치열한 생존 전략과 각박하고 지루하며 따분한 일상만 계속될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로제 폴 드르와는 매우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소유하고 있는 분같다.표지에 나와 있는 소재만 봐도 기발하고 독특하다는 생각이 직관적으로 들어 온다.예를 들어 "오줌 누면서 물마시가,상상으로 사과 깎기,아무 데서나 연극하기" 등이다.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은 지구촌에 살고 있는 동인류들은 과연 매일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일반인들이 보았을 때에는 시간이 남아 돌아 할 일이 없는 한가한 부류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인데,가령 정해지지 않은 예기치 않은 상황이나 해결키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때 과연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생각하고 그 곳에서 삶에 활력을 되찾아 보자는 의미도 담겨져 있다.
101가지 철학 체험은 개인이 어떠한 상황을 설정해 놓고 소요시간,도구,효과를 시간을 재보자는 것이다.몇 분 안에 끝나는 것도 있고 몇 시간이 걸리는 것도 있다.효과적인 면도 다양하게 나타나 있다.나의 분신이라는 점부터 탈정치,쥬라기 공원의 효과에 이르기까지 즐거움과 유쾌함을 선사하는 것이 많다는 것이 눈에 들어 온다.
지구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상상해 보면 끔찍하고 무덤덤하고 말초신경을 건드리고 동정심이 일어나기도 하고 슬픈 감정에 빠지기도 하고 희망이 샘솟는 것을 느끼게도 한다.이것은 무아지경에 이를 때까지 상상의 나래를 펴라고 주문하기도 한다.섹스,즐겁게 놀기,소리 지르기,엉엉 울기,뭔가를 계속 입에 집어 넣기,사경을 헤매는 사람부터 수면,발한,고생,장난,놀람,질투,여행,요리,독서,귀가,노래 부르기 등 인간이 할 수 있는 것들은 다양하다.그것은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고 우연치 않게 발생한 것에 대해 느끼는 감정들도 있을 것이다.
철학은 이론이 아니라 활동이다! - 비트겐슈타인 -
철학은 흔히 고리타분하고 현실 적용이 안되는 분야로 기피하고 있는 분야이지만 요근래에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의 폭이 넓혀져 가면서 이를 생활 속에 접목시키려는 현상이 두드러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매사를 너무 신중하게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아무 생각없이 관성적으로 매사에 임하는 것도 실수와 오류를 범하기 쉽다.사소한 일상의 소재거리를 밖으로 끄집어 내어 창의적인 발상으로 전환해 나갈 때 한국 사회도 돈과 물질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서 보다 사유적이고 통찰력 있는 방향으로 힘이 실리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