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것들
필립 지앙 지음, 윤미연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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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념적으로 가정을 책임감과 의지력으로 지켜 나가려는 자세가 말처럼 쉽게 되지는 않는거 같다.사람의 성품과 기질,취향을 비롯하여 대화와 소통이 부재한 가정,경제력에 바탕을 둔 현실적 문제를 도외시한 채 바깥으로만 나도는 방황하는 모습은 개인의 비극이고 나간 집마냥 휑한 느낌마저 안겨 준다.요즘 가정을 제대로 지키면서 부부,자식간에 사랑과 대화를 통해 민주적이고 건실한 집안을 꾸려 나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오붓하게 함께 하는 시간보다는 돈과 물질에 휘둘려 정신없이 살아가는 세태 및 IT산업이 발달되면서 가족보다는 지인과 사회 친구가 더 소중한 존재가 되어 버린 느낌마저 든다.인간은 언젠가는 혼자가 되어 세상에 이별을 고하는 시간이 오겠지만 그 앞에 따스하게 보듬어 줄 가정과 가족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내내 해본다.

 

 이 글의 주인공은 장년의 작가이다.글을 쓰면서 원고료와 인세로 살아가는 사람이다.그가 쓴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일약 스타덤에 오르고 거액을 손 안에 쥘 수도 있지만 여러 사정과 여건에 의해 작품 활동도 잘 안되고 경제적 수입도 줄어 든다면 인생 또한 시들어진 풍선마냥 침체와 스트레스의 나날이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나도 글을 읽고 재미삼아 서평을 올리고 좀 더 멋진 서평이 완성되지 않을 때에는 가끔은 회의 및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아직은 책을 읽는 것에 중점을 두고 오래도록 책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주인공의 딸 알리스가 마약중독 등으로 행방불명이 되면서 이 글은 시작된다.결혼을 하여 남편과 쌍둥이 자식이 있는 엄마의 신분인데도 말이다.주인공은 딸을 찾기 위해 안 마르라는 여인을 사설 탐정으로 내세우게 되는데 그녀의 아들 제레미도 역시 알리스 못지 않게 속을 썩힌다.주유소 습격 사건으로 상해죄를 지은 몸이다.그리고 주인공의 집에는 둘째 부인인 쥐디트와 함께 살고 있는데 첫 부인 조아나에게 배신을 하고 안 마르,쥐디트에게 몸과 마음이 가는 데로 불륜을 쌓아 나간다.그러면서도 남자로서 여자에게 진심으로 다가서지 않는다.극히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영혼을 파는 이중적인 인격 소유자이다.

 

 첫 아내에 대한 배신,사설 탐정으로 앉힌 안 마르와 딸 올가의 죽음,둘째 부인였던 쥐디트에 대한 못된 행동,딸 알리스의 결혼 생활 실패와 부녀 간의 삐그덕거림에 안 마르의 아들 제레미까지 하나같이 비정하고 모래알 같은 상황이 찰흙마냥 단단하게 뭉쳐지기를 바라지만 그럴 개연성과 기대는 바랄 수가 없다.

 

 필립 지앙의 작품은 처음인데 60에 들어선 그가 삶의 모습을 미화하고 예찬하는 것보다는 자조적이면서 주위와의 불협화음을 끌어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순수하고 사랑으로 가득차야 할 가정이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가정을 이끌어 갈 가장(家長)의 왜곡된 생각과 가치관에 의해 조각난 삶,물거품이 되어 버리는 인생으로 전락되어 가는 것을 진하게 느끼게 된다.가정과 가족,주위를 진심으로 되돌아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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