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는 순을 치기 위해 다양한 정보 루트를 이용하는데 명산관을 치고 들어가는 방법을 선택하게 되는데 연화에 의해 순이 조에 의해 남경이 함락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예아는 올것이 왔다라는 생각과 자신의 거취 문제를 심사숙고하게 된다.황녀라는 신분으로 조에 끌려 왔지만 이제는 엄연한 왕비의 신분으로 변한 예아는 많은 시비들을 거느리고 크고 작은 일에 대해 결정권이 있지만 여전히 황궁 내에서의 권력 승계문제에 대해 첨예한 의견 대립이 빚어지는 갈등의 연속이었다.
그러는 와중에 황상인 일륜의 병세가 급격하게 악화되고 황위를 계승할 후임자를 물색하게 되는데 복원과 복림을 두고 혈족들은 치열한 암투를 벌인다.사경을 헤매던 일륜은 사륜에 대한 믿음이 강하기에 그에게 의견을 물어보는데 일륜이 숨을 거둘 직전에 황위는 복림에게 정해진다.복림을 옹립한 이유는 그가 등극한 이후 군사 작전을 철저하게 준비한 후 순을 공격하자는 속셈이고 순에서 잡혀온 예아와 마종오 장수 부인 호미란과의 보이지 않은 암투도 결국은 권력욕에 지나지 않는 등 순과 조의 앞날은 풍전등화 그 자체였다.
조는 명산관을 이용하여 순을 공격하기에 이르렀고 예아는 모국이 함락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예친왕비가 되면서 그녀가 황실과 황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꽤차면서 권력과 명예를 한몸에 차지하려는 속셈이 짙게 깔려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일종의 여장부와 같은 역할을 예아는 잘 해내고 내키지 않은 정략혼이었지만 그녀를 볼모로 내몬 외숙 정현왕을 비롯하여 눈에 가시와 같은 존재들을 척결하려는 복수심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일륜의 동생인 예친왕은 어린 나이에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면서 일륜의 사랑과 신임을 독차지 했던 인물이었고 예아를 볼모로 맞이하여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버릴까 했는데 그녀의 미모와 언행,야망 등이 조의 미래에 커다란 발전이 있으리라 여기고 그녀와 삶을 오래도록 동행한다는 것이 인상 깊게 다가오고 그는 복림이 어리기에 섭정을 통해 국력과 국권을 예아와 깊게 도모하려는 의지도 짙게 깔려 있다.
한 여인이 볼모로 타국으로 붙잡혀 간 후 수모와 불명예스러운 삶보다는 권력과 명예,사랑을 듬뿍 받는 여인으로 탄생하고 있는 예아의 이야기를 통해 집안에서는 윤리를 덕목으로 살아가는 존재이지만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정치라는 덕목으로 이해관계에 얽혀 이합집산 된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치욕스럽게 시작된 예아의 볼모 생활이 화려하게 변신해 가는 과정이 이색적이다.자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관심과 사랑을 안겨 준 예친왕과도 만남이 그녀에겐 오히려 잘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한 편의 사극이 전개되어 가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