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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세시기
홍석모 지음, 정승모 옮김 / 풀빛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동국세시기는 설과 대보름 등을 포함하여 사계 속의 24절기를 통해 생활의 리듬과 농경에 따라 적시에 대처할 수 있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져 있기에 생활 문화적인 측면에서 어린이에서 어른에 이르기까지 두루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조선 후기 홍석모(洪錫模)가 지은 이 글을 저자인 정승모가 편역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동국세시기가 탄생되기 전 조선에는 설과 보름에 관한 풍속을 간략하게 시로 엮은 것밖에 없었기에 홍석모저자는 초나라 풍속 36종을 지은 종름(宗檩)의 형초세시기의 영향을 받아 절기별로 풍속을 구체화하고 정리한 것으로 보여진다.계절에 따른 사물이나 행사 등을 나열하고 있는데 그 의미는 서경에 나오는 "요 임금이 말하기를,하늘의 역수(歷數:제왕의 대통을 이어감이 천체의 운행과 기후의 변화가 철을 따라서 돌아가는 순서와 같다)는 너의 몸에 있다"라는 문구에서 찾을 수가 있다.
요근래 초등학교에서 우리문화에 대해 소개하고 관심이 높아져 가기에 조상들의 삶과 지혜,풍속 등을 관심을 갖고 학습해 나간다면 우리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생활의 지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된다.아울러 어렵게고 재미가 없는 사회과목 안에 우리문화는 천대받고 사라져 가는 세시풍속을 관심과 애정으로 우리의 역사,문화,조상의 숨결 등을 살피고 확인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정월부터 섣달까지 제목이 23항목이며 해당월에 행해지지만 구체적으로 날짜를 잡을 수 없는 행사는 월내(月內)로 구별하고 맨 나중에는 윤달 행사를 붙인 것이 특징이다.또한 특기할 사항은 풍속 밑에 전설이나 기록물 가운데 부합되는 것을 채집하여 유래와 출처를 증명한 것도 특징이며 내용상 부족한 부분은 경도잡지(京都雜誌)와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로 보완되었다.
한 해를 준비하는 정월은 원일로 표기하며 입춘을 지나 농사가 시작된다.삼짇날,청명,한식,초파일,단오,유두,칠석,백중,추석,중양절은 파종하여 벼를 거두는 수확기까지 이어지게 되고,겨울나기 안에는 상달,동짓달,섣달 그리고 맨 나중에 윤달이 소개되어 있다.태양의 움직임과 세시에 따른 농경 문화,백성들의 생활상과 풍습이 세시기에 잘 나타나 있고,사람이 태어나서 죽을때까지의 관혼상제 등의 세습도 이해할 수가 있었다.
특히 동국세시기에 언급된 풍속 중에는 음식에 관한 부분이 많다는 점인데 이는 양반 사족(士族)들의 보양(補養)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되며 기일,패일,새 쫓기,가지 많은 나무 외양간 뒤 세우기,신일(愼日),일월신 등의 99가지 항목을 보면 농경 문화에서 보여지는 주술과 부적 신앙의 영향이 크다는 점도 특징이라고 할 수가 있다.또한 조상을 섬기는 유교국가이다 보니 조상 숭배 사상이 짙다는 것도 간과할 수가 없다.
조상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내 몸이 어찌 태어났겠는가?라는 한문이 있듯 자신이 낳아준 부모님과 자신이 속해 있는 전통사회의 생활상과 풍습,인습 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현대 생활에 접목시킨다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우리문화가 다시 복원되고 세시풍속을 통해 조상들의 지혜를 대대로 이어나가지 않을까 한다.나는 동국세시기를 통해 알고 있었던 풍속과 새로 접한 부분에 대해 지적호기심과 조상들의 지혜,전통문화의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이해하게 되어 다행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