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 난 시체의 밤
사쿠라바 카즈키 지음, 박재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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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현대는 돈에서 시작해서 돈으로 끝나는 시대이다.남에게 잘 보이고 몸값을 높이기 위해 몸의 일부를 뜯어 고치는데 거액의 돈도 아깝지 않게 생각한다.그도 그럴 것이 성형을 하여 몸값이 오르고 미래 경제적 풍요로움을 안겨 준다면 그까짓 돈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듯 젊은 여성층에서 성형은 수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사회의 구조,분위기도 한 몫이 아닌 성형을 부채질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이것은 성형을 하려는 사람과 성형을 부채질 하는 사회 분위기 및 인식과 병원의 상업성까지 맞물린다.

 

 

이 도서의 제목은 보는 순간 섬뜩한 전율감을 느끼게 한다.돈이 있는 사람은 돈이 돈을 낳게 되지만 돈이 없는 사람은 빚을 내어 그 빚을 갚아 가는데 턱없이 비싼 이자만 평생을 갚아도 모자랄 사채업에 손을 대면서 그 인생은 구렁텅이에 빠지게 되는데 이러한 빌려주고 빌려가는 악순환의 연결 고리는 사회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들의 대출 광고와 저소득층을 겨냥한 사채업자들의 사채 사냥은 인간이 동물을 겨냥하여 사냥하는 것과 같이 비인간적이고 카오스적인 정신적 혼란마저 안겨 주기에 족하다.정령 이 글은 현대 사회의 구석진 곳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고발한 사회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 사바쿠(沙漠)는 성형 수술을 하기 위해 사채 업자로부터 거액의 빚을 안게 되면서 이자 갚기에도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대학 강사이면서 번역가인 사토루는 장인의 손에서 생활비를 얻어 쓰는 삼류 인생을 살고 있는데,도쿄의 고서점 나이마테이에서 사바쿠와 사토루가 만나면서 서로는 눈이 맞아 정념(情念)을 불태운다.사바쿠는 다중채무자인 사토루에게 사채빚을 떠 넘기려다 갈가리 토막이 나고 마는 비극의 밤을 맞이하게 되는데 안타깝기만 하다.하필이면 돈없이 빌빌거리는 삼류 인생을 만난 것이 화근이 되어 비극적인 삶을 마감해야만 했던 것인지 물질만능주의로 치닫고 있는 현대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셈이 된다.

 

 

돈이 최고가 되어서도 아니되고 돈이 없어도 안되는 것이 실정이다.다만 허황에 쫓겨 뒷셈을 하지 못하는 일부 몰지각한 부류가 세상의 유혹에 현혹되어 감당 못하는 빚더미에 삶을 망치게 하고 경제적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부양 책임과 생활력을 상실한 젊은이들의 박약한 의지가 만나 비극의 종말을 그려 낸 안타깝고도 씁쓸한 사회 소설이라고 생각한다.탐욕과 과대망상이 있다면 각성을 하고 현실적으로 어떻게 문제를 풀어가야 할지를 건실하게 삶을 꾸려 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남이 하니까 나도 해야 한다는 '부화뇌동'식의 삶의 자세는 자신 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지,이웃에게도 멍에를 안겨 주는 꼴이 되기에 건전한 사회 풍토,의식 등도 갖춰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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