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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노무현 2
강효산(서훈) 지음 / 까만양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던 날 나는 한국 역사 검정시험장에 있었다.주위에서 웅성웅성 수런수런 소리가 들렸다.시험 관계로 정신이 없었기에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은 좀 늦게 귀에 들려왔던 것이다.마지막 TV에 잡혔던 그의 담담하고 모든 것을 내려 놓은듯한 탈속의 인간의 화신으로 아직도 선연하다.또한 검찰과 경찰에서는 그를 강제 입옥시킬 감옥소의 배치도까지 언론에 나왔기에 현정권의 각본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초미의 관심사였지만 낭떨어지에서 몸을 날려 멀고 먼 길을 쉽게 가리란 생각은 해보지를 못해 참으로 허탈하고 정치 세계란 비정할 뿐이다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1권에 이어 2권은 인간 노무현이 부산 동구에서 금뱃지를 달고 '88 올림픽이 끝난 다음 해 치뤄졌던 국회 청문회의 실황 중계 상황부터 시작된다.여권 국회의원들은 증인들에게 각본에 짜인 형식적인 문답이 이루어지고 야권 국회의원들은 입에서 침이 튈 정도로 설전을 벌여 가는데 대부분의 증인들이 "기억에 없다.나와는 무관한 일이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배째라는 식으로 성의없는 답변으로 일관하는데,노무현은 증인에게 증거를 기초로 막다른 골목으로 집어 넣는다.또한 젊고 혈기왕성한 모습과 달관한 언변과 논리력으로 증인을 꼼짝 못하게 하는 그만의 스피치는 동료 국회의원으로 청중들에게 신선한 이미지와 면모를 보여 주었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노태우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서 여소야대의 정국을 풀기 위한 꼼수로 노태우는 김영삼,김종필에게 하니 문을 제시하는데 그것은 정권과 세를 나눠 먹자는 정치권의 야합에 지나지 않는다.그러한 살풍경을 보다 못한 노무현은 원칙과 정의,그들을 믿고 뽑아준 지역 주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도 생각하지 못한 저급한 정치꾼들에 등을 돌리고 당시 민주당이었던 김대중 세력에 몸을 당게 되고,현실 정치를 익히면서 그가 바라는 '사람 사는 세상'을 실천해 나간다.그리고 그는 "농부가 땅을 탓할 수 있겠냐"라는 말을 남긴다. 김영삼의 정치적 본거지인 부산에서 두 번이나 낙선하지만 그는 비주류가 나아가야 할 길과 그의 정치 철학을 굽히지 않는다.나아가 김대중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그는 해양수산부 장관과 최고 의원에 오르면서 정치가 노무현은 한국 정치계에 두각을 나타내고,민주당 경선에서 이변과 돌풍을 일으키는데 그를 믿고 지지하는 노사모의 후원과 지지는 노란 풍선이 상징하듯 밝은 미래를 보여주고 김대중의 뒤를 이어가는 대통령으로 우뚝 서게 된다.
그가 청중장년 시절은 보내면서 한국 사회는 이분법적인 사고의 틀이 굳어지는데 보수와 진보,수구세력과 좌익세력 등이다.박정희,전두환의 군부 통치에 의해 수많은 민주 인사들이 말도 되지 않은 누명을 씌우고 고문과 탄압,죽음으로 이어지는 암울한 한국 정치사회를 보며너 그는 지역대립과 특권과 군림에 시달리는 국민들을 안타까워하면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고 한다.즉 자신보다 약한 자들을 위해 행동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고 소신이었던 것이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서 사법 개혁,과거사 정리,친일인명사전 등에 착수하려 했지만 깊게 천착되고 두터운 친일.친미세력의 저항 앞에 흐지부지되고 만다.또한 그가 정통 주류도 아닌 철저한 비주류이다보니 그가 가는 길은 외롭고도 힘에 부칠 때가 많았을 것이다.퇴임 후 그가 살던 고향으로 낙향하여 벼의 오리 농법,차재배,환경오염과 생태계 문제,지역간 균형 발전 등을 통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려고 부단히 노력했건만 현정부는 그의 재직 시절 친.인척의 비리 문제,대통령 기록물 등을 빌미로 그는 결국 사법선상에 서게 되었고 주류의 각본에 휩쓸리느니보다는 비주류의 본류를 제대로 보여 주자는 오래된 그의 생각과 소신을 자결로서 생을 마감했지 않았나 싶다.
MB도 털어서 먼지 나지 않는 법이 어디에 있을 건가? 라는 질문을 해본다.그가 비즈니스맨 출신으로 경제적 비리로 수많은 전과가 있는 걸로 알고 있으며 그의 취임 인사가 '전직 대통령을 최대한 예우하겠다"라는 말은 순전히 거짓말에 불과하다는 것을 씁쓸하게 생각한다.노무현은 비록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환경 탓을 하지 않고 자수성가식으로 의지와 열정으로 사법고시 합격,정치 입문,대통령 취임에 이르기까지 그의 삶은 한순간도 쉴틈이 없었던 풍운아와 같다.정의와 상식,원칙에 어긋나는 일은 뒤도 보지 않는 등 올곧게 그만의 길을 걸으려 했고 힘없는 서민들을 위해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실천하려 했던 점이 그가 지닌 소신이고 귀감이 되는 것이다.문명은 뒤로 가지 않는다.앞을 향해 가되 조금씩 발전되어 간다.다만,힘과 권력,재력을 갖은 소수가 언제까지 한 사회를 쥐락펴락하고 대다수는 말없이 따라가야만 하는지 답답하기만 할 뿐이다.차기 정권은 절대 다수가 원하는 꿈과 희망을 실현시켜 줄 인물이 탄생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