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노무현 1
강효산(서훈) 지음 / 까만양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가까운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한국 현대사에 있어 잊을 수가 없는 인물이라고 하면 단연 인간 노무현일 것이다.특히나 해방 이후 11명의 대통령이 탄생되고 한국을 이끌어 갔지만 그 중에서도 정치적 탄압에 의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초유의 인물이 인간 노무현이기 때문에 정치의 비정함과 모순성을 피부로 느낀다.노무현이라는 인물이 언론과 세상에 두드러지게 활동하면서 그의 면모는 참신하고 소신이 있으며 기성 보수세력보다는 힘없고 백없는 비주류인 일반 서민들과 함께 세상을 꾸려 가려던 정치 철학을 뚜렷하게 보여 주었기에 그가 떠난 한국 정치공간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암담하기만 하다.그가 밝힌 '사람이 살맛나는 세상'을 꿈꾸었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었기에 그의 부재는 힘과 권력,재력을 갖은 소수의 핵심 세력에 의해 일반 서민들이 살아가는 살맛을 함께 공유하고 상생해 나갈지가 의문이다.

 

그는 상고 졸업에 울산 공단에서 노동일을 하고 사법 고시 패스를 하면서 판사와 인권 변호사,그리고 국회의원 뱃지를 달고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준 소신과 정의,상식에 준한 언변은 세인들에게 커다란 각인을 남겨 주었다.전두환 정권이 물러나고 노태우 정권하에서 노태우정권과 야합으로 제1여당이 된 김영삼,김종필 세력에게 용기와 소신으로 거침없이 반대의 길을 서게 되고 김대중 정권과 손을 잡으면서 친일,친미 세력인 기존의 두터운 보수층보다는 지역대립과 특권과 군림에 시달리는 국민들을 안타까워 하면서 힘없는 서민들도 함께 오래도록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상생해 보자는 그만의 정치 철학이 잘 배여 있었던 것이다.

 

노무현 소설은 약간의 가공성과 상상력이 가미되었지만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과거의 일이기에 약간은 희미하지만 눈과 귀로 느꼈던 시절이 새롭게 다가왔다.그의 군복무 시절의 이야기에서 6.29선언에 이르는 한국 정치판의 현대사를 실감나게 그려 내고 있다.노무현이 군에서 만난 중사 중덕과 경찰관 성익 그리고 세심거사가 본 노무현의 미래상 등이 오묘하면서도 인간미 넘치게 다가오고 있다.특히 사법고시 출신인 중덕은 노무현을 호형호제할 정도로 매우 친근감 있게 설정하고 어려운 일이나 상의할 일이 생기면 서슴없이 전화하고 만나면서 둘의 관계는 노무현이 세상을 하직할 때까지 수평적인 관계로 이어진다.

 

노무현은 사법고시에 패스하고 대전 판사 생활을 하는데 송준성이라는 인물이 의문사로 남겨지면서 그가 남긴 마이크로필름을 부인 김혜선으로 전달 받기도 하고,상속 관계 일을 맡기도 하면서 경제적인 여유를 느끼고 가난에서 탈피하는가 싶은데,1970년대말 부림 사건 등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인권 변호사의 길을 자청한다.그것은 당시 3선 개헌 및 유신 체제로 인해 수많은 민주 인사들이 탄압과 희생을 당하면서 마음 속으로 한국의 정치 판도를 새롭게 짜보아야겠다는 결기가 섰지 않았나 싶다.

 

세암거사가 본 노무현은 당차고 카랑카랑한 목소리,신념이 뚜렷한 젊은 청년의 이미지로 미래의 한국 대통령이 될 인물이라고 암시를 주고 그를 잘 아는 중덕,성익 등으로부터 정치가로 변신할 것을 권유 받으면서 부산 동구에서 처음으로 금뱃지를 달면서 그는 정치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반면에 중덕은 보안사 관계 일로 미국의 CIA와의 접촉과 1970년대말 방한한 카터의 인권외교와 주한미군 철수문제로 한미외교가 삐그덕거리 무렵 김재규에 의해 암살당한 박정희 서거로 보안사에 끌려가 갖은 고문을 당하게 되고,당시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과의 만남부터 그는 내내 양지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 대조적이다.

 

노무현의 법조인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그는 인간의 권리,행복,정의,상식에 기초한 정치풍토를 그리고 실천하려 했던 점이 인상적이다.자신의 한 몸 보신하고 가족을 위해 더러운 돈을 착복하려는 상업적인 정치꾼이 아닌 사회와 국가를 위한 길,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비주류의 설움을 현실화하기 위해 척박한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한편 해방후 한미간의 외교 문제 역시 미국은 늘 조건부로 한국을 대하고 이를 수락하지 않으면 내팽기친다는 '양키식'외교가 뚜렷하다는 점이다.특히 카터가 박정희에게 인권탄압 중지를 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완전 철수한다는 방침이었고 박정희는 자주 국방의 일환으로 핵과 미사일을 착실하게 준비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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