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참 좋다 - 세계 99%를 위한 기업을 배우다 푸른지식 협동조합 시리즈
김현대.하종란.차형석 지음 / 푸른지식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주가 주인이 되고 기업이 생산성과 이익을 창출하여 돌아오는 이윤을 기업간부 및 주주 그리고 직원들에게 월급이라는 형태로 돌아간다.경기가 요즘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언제 어떠한 형태로 몰락할지 모르는 불안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고 직장의 조직원들 또한 정리해고라는 보이지 않는 서슬퍼런 칼날의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것이 현대 기업의 자화상이 아닐까 싶다.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너를 죽여야 내가 산다'는 극히 살벌한 조직원들간의 흉물스런 관계가 흘러가고 있다.

 

반면 협동조합은 조합원 5명이 모여 언제 어디서든 해당 관청에 '신고'만 하면 무슨 업종이든 할 수가 있다고 한다.그리고 노동조합 기준법이 2012년 12월 1일부(付)로 발효된다고 하니 협동조합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가 없다.그것은 조합원들이 협동조합이 규정한 약정의 가입비를 내고 협동조합에서 생산한 물품을 일반 소비자 가격보다 저렴하게 살 수가 있으며,자연재해로 인해 가격이 폭등하더라도 협동조합의 조합원(또는 가입한 소비자)에게는 원래 규정한 가격대로 물건을 구매할 수가 있으며,친환경적인 제품에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 형태로 물건이 유통되니 안심과 신뢰,연대라는 명목이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의 생활 향상에 공헌하고,최고의 기업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협동조합은 '가격안정기금'을 설립하여 조합원이 제품을 구입시 일정 금액을 가격안정기금으로 적립하는데,소비자 판매 가격을 낮추고 생산자 구매가격을 제고하기 위해 생협에서는 기꺼이 손해를 감수한다는 점이 일반기업체와 크게 대조가 된다.즉,생산자,조합원이 왕인 것이다.

 

한국에서는 생협,한살림 등의 협동조합 형태를 띤 생산자와 소비자 직거래가 활성화 되어 가고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은 급성장을 보여주고 있다.(물론 가입비가 있음) 믿고 맡길 수 있는 제품,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신뢰 형성 위에 서로가 주인의식을 갖고 길게 가고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꼴'이 아니겠는가.또한 미국의 선키스트,웰치스,블루다이아몬드 등도 협동조합이라는 사실이 신선하게 부각되며 이들은 공동체에 기반하여 지역살림을 챙기고 원활한 소통과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는 자체가 선망의 대상이다.

 

놀라운 사실은 2009년 1월,스위스의 일간지가 스위스 국민 1,000명을 상대로 '스위스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을 설문 조사했는데 1위가 아인슈타인이 차지하고 2위가 고트리브 두트바일러 스위스의 협동조합 미그로를 창립한 인물이라는 점이다.그는 커피,쌀,설탕,파스타,코코넛오일,비누 등 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운 가정을 상대로 일용품을 저가격에 판매하고 있는데 도매와 소매의 중간이라는 의미의 미그로(Migros)라고 정하고 중간 유통 마진을 대폭 줄이면서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한겨레신문 김현대외 2인이 공저한 이 도서는 세계 협동조합의 현장과 협동조합,어떻게 할 것인가,협동조합의 대가(大家)가 제시하는 협동조합의 역사와 명암 등이 잘 나타나 있다.특히 한국의 풍토에서 그려보는 협동조합의 종류가 다양하고 이채롭다.그것은 인구 10만 명마다 빵집 협동조합,협동조합 치킨집,박원순 씨는 아파트 협동조합 이사장,도시를 바꾸는 아파트 협동조합,마을버스는 협동조합 사업 등인데 요는 한국과 같은 살벌한 기업환경에서 협동조합이 차지할 자리가 과연 있을까이다.돈만 되면 뭐든 대기업화하는 기업체들이 협동조합을 하려는 이들을 가만 두려 할까라는 점이 의문이다.

 

자마니 교수가 제언하는 협동조합 발전의 조건은 첫째,적자생존의 이윤 동기 말고도 다른 경제적 동인이 있다는 것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고 둘째,상품 자체의 특성만이 아니라 상품의 생산과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민 소비자가 많아가 성장동력이 크다는 것이며,정치적.제도적 장치의 질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고 선결 과제라고 생각된다.

 

자본주의는 기업은 임금 노동자를 고용해 시장가격에 맞춰 그 대가를 지불하고 남은 이윤을 모두 차지하지만 협동조합의 노동은 자본을 고용해 시장가격으로 그 대가를 지불하고 남는 이윤을 모두 차지한다는 점이 일반 기업과 협동조합의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된다.일부 소수만 잘 먹고 잘 사는 시대와 기업 환경은 이젠 시대와 의식의 변화에 맞춰 협동조합 쪽으로 흘러가야 힘없는 서민과 생산자가 떳떳하고 당당하고 자부심을 갖으며 공동체를 바탕으로 신뢰와 연대로 오래 함께 갈 수가 있다고 생각된다.그러한 사회풍토와 환경이 한국에도 조속히 도래되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