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간적인 인간
브라이언 크리스찬 지음, 최호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주지하다시피 현대사회는 SNS로 관계가 형성되고 대화를 나누며 만남과 헤어짐도 왕왕 있다.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마주보면서 생각과 감정을 읽어 내면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해 나가는 아날로그적 사람과의 관계,사귀기는 눈을 씻고 보려 해도 거의가 사무적이고 형식적이며 이해타산으로 만나는 사회적 관계이며,사람과의 정을 나누고 다시 만나며 그리워하는 극히 인간적인 관계는 단순히 인간관계의 복고풍쯤으로 남게 되는 것인지를 자탄해 본다.

 

컴퓨터,스마트 폰이 대세를 이루면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극히 제한되어 가고 사람이 할 일보다는 기계 및 전산이 스스로 척척 해결해 주는 문명의 이기를 맞이하게 되는데,인조기계라 부르는 생체로봇마저 탄생되어 인간이 갖고 있는 생각과 감정과 비스무레하게 통용되고 있다니 과연 '인간답고 인간적인 인간'은 어디에서 호흡하며 살고 있을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인간엽합군과 컴퓨터 프로그램이 경쟁하는 '튜링 테스트'는 인간과 컴퓨터 프로그램이 대화를 나누되 심사위원들에게 자신이 가장 인간적인 인간임을 증명해야 하므로 치열한 경쟁이 뒤따르고 거기에 참가한 사람들은 프로그램보다 더 고도의 사고능력과 추리,형이상학적인 철학적 관념까지 끄집어 내야 하기에 정신적인 긴장과 고도의 (스스로의)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일반적인 상식으로 볼때는 당연 인간이 컴퓨터 프로그램보다 훨씬 고등사고를 갖었다고 생각되지만 참가자의 사전준비 및 훈련에 따라서는 그것에 밀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당연히 긴장과 촉각이 곤두서게 된다.

 

저자 브라이언 크리스탄은 2009년 가장 인간적인 인간상을 수상했는데 인공지능 컴퓨터 프로그램과 경쟁하면서 자신이 경험하고 생각한 바를 지성과 감성,과학과 철학,정신분석,문학 등을 통섭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소재를 글로 풀어 내고,튜링 테스트를 심사하는 심사위원은 그 타이틀도 쟁쟁한 심리학자,언어학자,컴퓨터과학자,과학기술 프로그램의 권위자이기에 저자가 받은 이 상은 경이롭기도 하고 매혹적이기도 하다.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이젠 인간이 구상하고 만들어 놓은 기계들과 씨름을 해야 하고 심사를 받는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치고 정신이 번뜩이며 진정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를 사유케 한다.

 

언어가 '인간적인'소통의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지금 누가 이야기를 듣고 있는지,이야기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한 지와 같은 상황적 특수성에 맞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본문 -

 

뢰브너상 대회 초반에는 셰익스피어,남성과 여성의 차이,보스턴 레드삭스와 같은 특별 주제가 토론을 위해 채택이 되었고 프로그래머들은 구체적인 주제에 맞게 소프트웨어를 조정하는 대신 매번 동일한 방식의 인사말,잡담으로 대화를 시작하도록(일종의 워밍업) 소프트웨어를 갈고 닦는 데 전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가장 어려운 튜링 테스트는 '11명 투표'식의 테커나 '체스960'을 닮아가지 않을까 예상된다.

 

그러면서 저자는 인간이 승리하는 것에 만족하고 자만을 하게 된다면 그 승리 및 성공은 미래 성공의 적이 될 것이고,순간의 만족으로 경계심이 없어지면서 결국 실수와 기회의 상실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며 승리는 재난이 임박한 순간에조차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간은 풍부한 상상력을 현실로 바꾸는 능력과 창조력을 겸비하고 있다.이로 인해 인간 생활은 윤택해지고 풍요로웠지만 정작 사람의 얼굴을 마주보면서 표정과 감정을 읽어가며 배려하고 존중하며 동정과 연민을 자아내게 하던 시대는 지나가 버린거 같다.대신 사람의 생각과 감정에 가깝게 만들어 놓은 인조기계 및 컴퓨터 프로그램이 인간의 생각과 감정,창의력,추리력 등을 능가하는 세상이 도래되었다고 한다면 과연 인간이 사물의 지배를 받고 질질 끌려 가는 수동적이고 나약한 존재로 전락해 버리는 것은 아닌지 씁쓸하기만 하다. 나아가 기계의 프로그램에 맞서 인간적인 감성과 지성을 재발견하는 것이 인간적인 인간으로 거듭난다고 한다면 과연 그 의미와 가치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시사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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