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좀 재미있게 살자 - 어느 카피라이터의 여행 요령기
송세진 지음 / 서랍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사십대 중반을 넘어 아이들 교육,불안한 미래 및 노후에 대해 머리 지끈지끈 아프도록 고민하고 준비해야 하는 처절한 중년의 시기에 있다.내 경우는 고정급이 아닌 성과급에 있기에 매주,매달 생산성에 따라 수익이 정해지기에 고객들의 동태를 주시하고 관리해야 하는 일이 주임무이다.일상이 월단위로 흘러가고 생산성에 의해 나만의 희비가 엇갈리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가족들 눈치도 봐야 하고 내 자신의 처지를 철저하게 통제하면서 또 내일을 이어가야 한다.어쩌면 고달프기도 하지만 사람을 상대하고 사람을 관리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나만의 눈치 밥은 체득되었다고 생각한다.

 

옛말에 "늙어지면 못노노니 젊어서 놀아보세"라는 말이 있듯 젊었을 때 어디라도 다녀오면서 견문도 넓히고 추억을 많이 쌓아 가는게 좋은 것은 아는데 실상 경제적 문제와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가고 싶어도 마음만 굴뚝 같은 것이 현실이다.누구는 매월 얼마씩 적금식으로 여행자금을 모아 가고 싶은 곳을 연례 행사마냥 보무도 당당하게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만 하다.

그러나 내가 여행을 못떠나는 것도 남들이 들으면 한갓 궁상스러운 핑계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이것 저것 재다가는 가고 싶어도 나이가 들고, 아이들 교육문제에 신경 쓰다보면 세월만 흐르고 내 영혼에 남는 것이 없을 것만 같다.더 나이가 들기 전에 식구끼리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이나 대만에라도 훌쩍 다녀오고 싶고 그 곳에서 마음의 찌꺼기들을 말끔하게 씻기고 내일을 위해 재충전을 완벽하게 하고 싶다.

 

카피라이터의 여행 요령기(1997~2012)를 읽으면서 나름대로 재미와 부러움이 교차하였다.작가가 싱글이기에 누릴 수 있는 자유스러움과 시간과 공간을 자유자재로 펼쳐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젊다는 것 또한 여행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자산이라고 생각된다.건강하고 발랄하며 호기심은 물론이고 낯선 땅과 물,사람들과의 거리낌없이 터놓고 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호기(浩氣)가 중요하고,작가는 꼼꼼함이 몸에 배여 있는 탓인지 여행지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세세하게 전해 주고 있으며,여행을 떠나기 전과 여행지에서 주의사항 등을 일목요연하게 예비여행객들을 위해 넓은 마음으로 전해주고 있다.

 

지난 시절 내가 다녀 온 곳은 업무상,중국의 위해,청도,상해 정도이고 관광차 다녀 온 곳은 일본의 도쿄,나고야,오사카,교토,나가노 정도이다. 얼굴색과 체격이 비슷하고 한자 문화권이다 보니 커다란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았다.언어 또한 대학 시절 배우고 활용했던 결과 의사소통도 어렵지는 않았는데,중국은 대륙기질이 강하고 일본은 겉마음과 속마음이 다르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다가온다.향후 여행지를 선택할 때도 단연 중국과 일본,몽고 정도일 것인데 그것은 동양문화의 유구함과 문명의 차이점들을 이해하고 정리해 보고 싶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계획이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젊은 호기와 적극성,사람을 좋아하는 마음만 있다면 어디든 떠날 수가 있을거 같다.그것은 작가가 보여 주는 부딪치는 요령,즐기는 요령,떠나는 요령 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작가가 여성이다보니 미지에의 두려움과 공포심이 있을줄 알았는데 꽤 적극적이고 미지(未知)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하게 발동했고 직업적 특성상 해외출장 겸 해외여행이 많아서인지 여행에 대한 자긍심마저 살아 있었던거 같다.자유여행과 패키지 여행을 놓고 어느 것이 비용과 즐거움,낭만이 있는지를 생각케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을 떠나기 전에 가고 싶은 곳에 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고 준비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들을 구분하여 치밀하고도 즐거운 마음으로 비행기에 오르는 연습을 머리 속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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