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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인의 책 - 한국 현대사를 말하다
윤무한 지음 / 서해문집 / 2012년 5월
평점 :

해방후 한국사는 군사독재 정권의 장기화에 따른 인권침해와 관료들의 부정.부패가 핵심이슈이고 정의와 상식이 무너져 내린 암울한 시기가 군부에 의한 5.16쿠테타와 장기집권을 위한 유신헌법,민주화 세력의 무잡이 연행,탄압,사형 등이 이어지고 끌려간 민주 인사들은 온갖 죄목을 뒤짚어 씌고 억울한 옥살이와 인명경시에 가까운 고문 후유증으로 오랫동안 고생을 하다 유명을 달리한 분들이 많다.
정권을 쥐고 있는 현정부를 비롯해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에 이르는 국가 최고 통치자들이 거개가 미국 자본주의의 종속이 되고 한국 고유의 정체성과 문화 등은 서서히 힘을 잃어가고 특히 경제적인 면에서 미국의 눈치를 보아야 하고 그들의 입김에 따라 한국의 통치자들은 우왕좌왕하기도 했다.남과 북이 분단되고 대치된 상황에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또는 선거때만 되면 '표'를 너무도 의식해서인지 진보적인 인사들의 언행이나 북한의 돌출성 발언 등을 대대적으로 언론에 유포하고 여론을 민주와 공산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몰아가는 괴이한 형태가 진행되고 아직도 대표적인 수구 언론계에서는 좌빨이니 용공세력이니 주사파라고 줄기차게 재탕 삼탕하고 있다.이젠 이러한 용어에 대해서는 '개 짖는 소리'로 알아듣고 한귀로 흘릴 뿐이다.이러한 이분법적 사고 행위를 강요하는 나라는 천지개벽 대한민국 밖에 없을거 같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말은 한국 사회에선 있으나 마나 하다.있는 사람은 돈으로 보석 신청하여 풀려나면 그만이고 경제 위기론이라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워 불구속 입건하고,전직 대통령의 사법적으로 풀어야 할 죄를 정치적으로 해결되었다고 그 마음 속에 일말의 양심도 없는지 육군사관학교에 등장하고 VIP골프 회동으로 물의를 빚는 자연인이 아직도 특권을 누려야 할 명분이 있다면 이는 여당이나 야당,지성인 모두가 나라와 국민 앞에 죄를 짓는 꼴이다.그래서 눈과 귀를 모두 닫고 살고 싶어도 눈 앞에 벌어지는 사회적 지도자들이 이 모양 이 꼴이니 아래에서는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인가(上濁下不淨)?
나는 이 시대를 살다 가고 살아 가고 있는 14인의 면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앎은 부족하다.그저 책이나 매체에 떠도는 얘기를 듣고 인식하고 판단할 뿐이지만 공통점이라면 자신을 버리고 대의를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는 멸사봉공의 정신이 담겨져 있다.종교가,작가,언론인,지식인,시인,노동자 등 이들은 분명 지금보다는 나은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노동의 진화를 갈구하고 소수가 배불리 먹는 세상이 아닌 대다수가 신명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전통 회색빛 한복에 흰 수염을 휘날리며 씨알의 정신을 발양하려 했던 함석헌옹부터 노동자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었던 전태일 노동자까지 우리 사회에는 그래도 실천하는 양심과 지성인이 있었기에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품과 지성,색깔과 스타일은 십인십색이지만 지성과 양심을 내걸고 한국 정치,경제,사회,문화,노동의 앞날을 걱정하고 투신했던 인물들이 하나 둘씩 세상과 작별하고 있다.남아 있는 인물들 중에 살아있는 지성인들이 오래도록 한국 사회의 찬란한 빛이 되고 후학들이 이들의 뜻을 본받아 좌.우,진.보라는 이념 대립이 물러나고 부자는 소외계층을 위해 세금을 더내고 소외계층도 더욱 힘을 내어 살아가는 맛이 생기고 희망이 넘치는 사회구현을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