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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5 - 1
신아인 지음 / 아이웰콘텐츠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는 사실과 허구의 경계에서 글의 개요부터 전개,완성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를 두고 많은 고민 속에 낮과 밤을 설칠 거라 생각된다.그러나 '이거다'라는 임팩트한 글의 쓰기가 머리 속을 파노라마마냥 스쳐 지나간다면 작가의 두뇌 속은 윤활제를 바른듯 미끌어져 가고 손놀림은 굴렁쇠와 같이 잘 굴러가리라 생각된다.하물며 대부분의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일거에 탈피시키고 신선한 충격을 주는 소재와 인물들의 등장은 독자들의 흡인력을 증강시키고 흥분의 도가니로 전율감마저 안겨 주리라 생각되는데 이 작품은 그러한 역사 장르이고 읽는 내내 재미와 흥미가 더해 갔다.
'1535'라는 숫자가 처음에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무척 궁금했다.역사 장르라고는 하지만 16세기의 이야기일까라는 개인적인 의문도 들었지만 작가는 개인적인 생각을 뒤엎은 기발하고 참신한 소재였다.그것은 묵직한 쇠덩어리가 용해되는 온도가 1535도이고 한일단 신분 확인 암호가 '1535'라는 것이었다. 일제 강점기 만일(滿日)철도권 부설을 위해 서울의 한 대장간에서 항일구국대를 모의하고 전략을 기도했던 곳으로 전해진다.
친일귀족의 아들로 태어난 주인공 정민석은 중추원 부의장으로 재직하면서 부인은 일본 가쿠슈인(學習院)대학을 나온 귀족 출신 미유키는 가문과 나라를 위해 정략결혼의 희생양이 되어 버리는데 정민석의 겉모습은 친일세력으로서 보무도 당당하고 세력도 대단했다.일본인과 똑같이 생각하고 일을 처리하며 총독부에서 근무하는 일본인들도 정민석 앞에서는 눈치를 보아야 하는 상황이었으며 그는 이러한 자신의 신분과 입장을 최대한 활용하여 동지들과 하나가 되어 항일 구국운동을 하는데 은밀하고도 박진감 넘치는 전개가 묘미를 더해 갔다.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부부관계이지만 자신에 대한 애정과 배려가 하루가 다르게 식어가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는 부인 미유키는 민석의 마음을 시험해 보기도 하고 부부관계를 되찾아 보려 노력하지만 민석의 마음은 그녀에게서 멀어지게 됨을 눈치 빠른 미유키는 느끼게 되면서 껍데기의 부부의 무늬만 존재하고 그는 무용가 서혜림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게다가 그녀에게 연모의 정을 느끼는 글쟁이 이수찬은 그의 연적(戀敵)이 되지만 독립 앞에서는 뜻을 함께 한다.
경성 대장간의 총기 제작소장 박영수,정민석과 원한 관계에 놓여 있는 이무영은 한일단 소속이지만 그것을 만든 장본인이 민석이라는 것을 모르는 채 이무영이 정민석에게 품고 있는 원한을 단칼로 갚아 주는데이를 알게 된 이무영은 심적인 공황상태를 맞이하게 되고 그가 사랑하는 여인을 앞세운 것도 가시지 않은 상태라 커다란 마음의 방황과 정민석에 대해 마음의 정리를 해야 할 것인지는 2부에서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