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몽 2 - 왕의 전설
김시연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5월
평점 :

철종은 늘 봉이 생각에 국사는 저리가라였다.아래에선 안동김씨 세력을 척결하고 왕권을 강화하고 왕의 안위를 위해 친위부대를 세워야 한다는 건의에도 그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채 갈팡질팡했던 것으로 보여지며 친모라고 여기던 순원왕후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그에겐 상실감이 더욱 커져만 가게 된다.봉이를 만나기 위해 파주에도 다녀 오고 꿈에서는 언제 한 번이라도 나타났으면 하는 봉이에 대한 연정은 식을 줄을 모르는 남녀간의 상열지사를 읽는듯 했다.
강화도에서 생활했던 자유분방함이 조정으로 몸을 옮기면서부터는 의례와 규율에 따른 불편한 일상이 그에겐 죽음보다도 더 힘들었을 것이다.그가 봉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그녀를 궁궐로 데려와야 한다는 마음이 결국 조정에 소문이 나게 되면서 조대비에 의한 봉이 척결 기도(企圖)는 돈을 받은 청부세력에 의해 착착 진행되고 강화도 혜각사 주위는 일촉즉발의 삼엄한 분위기로 돌변하는데 봉이는 청부세력을 피해 산을 오르던 중 독약이 든 화살에 급살하게 되고 철종은 봉이의 안부를 묻던중 부조제상궁 최씨에 의해 봉이의 죽음을 알게 되고 철종은 마음의 병을 얻어 가면서 육신도 차츰 쇠약해 가기만 한다.
"인생은 연꽃잎에 내리는 빗방울과 같다......" - 본문 -
조대비의 비위를 잘 맞추고 방탕하지만 인간의 심리에 기민하고 커다란 숲을 보는 이하응은 둘째 아들 재황을 철종의 뒤를 잇게 하며 그는 어린 둘째 아들을 대신하여 수렴청정을 하게 된다.안동김씨 세력은 조대비에게 진 빚만큼 조대비에게 모든 것을 내주게 되는데, 민란이 일어나면서 백성들이 가장 혐오하는 세력이 안동김씨였고 이정청 관리들이었다고 한다.
강화의 산과 물을 벗삼아 봉이를 한평생을 언약했던 철종은 33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지만 한 인간을 그리워하고 사랑했던 지고지순한 사랑은 권력 앞에 한낱 물거품이 되어 버렸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인간적인 철종의 면모에 감동이 물결처럼 파고든다.
6년이란 긴 세월 속에 철종에 대한 철저한 고증과 재해석,30여 차례에 이르는 박물관대학을 수료한 작가의 작품에 대한 집념은 잊혀져 가고 부각되지 않았던 철종은 어지러웠던 당대에 힘과 권력보다는 심약하고 순정적이지만 인간적인 면모가 두드러지고 작가가 당대의 궁궐 용어 등을 자연스럽게 다듬고 전달해 주어 읽기도 편했다.특히 조선 육조거리,궁궐,조정,강화도를 오가는 한강의 물줄기 등이 연상되면서 가슴 뭉클하게 전개되는 스토리에 압도되고 몰입이 저절로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