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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여신 2 - 사랑, 죽음보다 투명한, 개정판
최문정 지음 / 다차원북스 / 2012년 3월
평점 :

야마타이국의 왕이 된 히미코는 평온할 날이 없었다.그녀에게 죽음도 불사하고 연모의 정을 끊지 못하고 달려 드는 구다라의 의후와 그녀를 사랑하여 놓지 못하는 야마타이국의 세자 와타나베 사이에서 히미코는 과연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기대가 되었지만 결국 그녀는 자신을 태워 백성이 편안해진다면 한 몸을 불태워서라도 나라를 선택해야겠다는 의지가 당차고 의연하다.사랑보다는 명예와 대의를 선택한 그녀는 결국 태양의 신이 되고 그의 뒤를 잇는 쇼토쿠 천왕은 그녀의 뜻을 중시하고 실천하여 일본인에게 선왕으로 칭송받게 된다.
의후는 그녀에 대한 지고지순한 순정을 보여 주려 화살이 그에게 날아와 생명이 백척간두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히미코의 안부에 신경을 쓰는데 히미코는 매몰차게 의후를 물리치고 와타나베 역시 아버지와 등을 돌리면서까지 히미코를 사랑하는 마음이 식지 않는데 히미코는 진정으로 야마타이국의 왕이 될만한 자질과 그릇을 갖었다고 생각된다.국가의 수장이 되고 지도자가 되려면 사사로운 정에 얽매여 국사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 채 염문으로 치닫게 된다면 불명예스러운 존재로 남게 될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은 달콤하지만은 않다는 것이 이 글을 통해 절실하게 느껴진다.사랑을 하고 사랑받기 위해서는 쓰고 맵고 아픈 고통이 뒤따른다는 사실이다.
대비마마가 된 히미코는 의후를 만나고 사랑의 감정과 연민의 정을 느끼지만 구다라에서 버림받고 타국에 볼모로 와 여왕이 되기까지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불태우며 그녀가 꿈꾸던 이상향의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 꿈이고 희망이었던 것이다.그렇기에 사랑은 한낱 사치스럽고 극히 개인적이고 지엽적인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그녀가 버림받고 저주받았던 아픔과 상처를 이상향의 나라를 세워 백성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안겨 주고 싶었을 것이다.그리고 그녀의 육신의 소멸조차 투명하게 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아마테라스오오가미라는 일본의 태양의 여신을 남녀간의 로맨스와 대의적인 명분을 놓고 힘겹게 진행되는 이야기는 히미코의 야망이 실현되고 풍요롭고 살맛나는 국가를 갈망했던 것이다.최문정작가가 역사 팩션을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이 잔잔하면서도 설득력있는 논조로 허구를 사실처럼 구성했던 점이 인상적이고 폭풍의 신으로 불리는 스사노오노미코토의 등장도 일본 신화의 대조적인 모습이었다.다만 아쉬운 점은 고대사의 한 부분으로 한.일간 사료와 정설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이어 사실이냐 허구냐를 놓고 고민이 생기기도 했다.재미와 흥미로 보아서는 흠잡을 데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