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세암 ㅣ 정채봉 전집 동화 3
정채봉 지음, 송진헌 그림 / 샘터사 / 2006년 5월
평점 :

정채봉작가의 동화는 언제 읽어도 마음으로 영혼을 이끌어 내는 소리없는 아름다움이 하나 둘씩 다가옴을 느끼게 된다.지금 이 순간에도 성적과 줄서기에 안간 힘을 쓰는 청소년들에겐 인간이 왜 살아야 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궁극적인 갈증을 해소해 줄지도 모른다.획일적이고 주입식 교육이 어린이들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고 사회적 비용도 가중되고 있는 현실에서 정채봉작가가 들려주는 순수하고 거짓이 없고 진정한 삶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깨우쳐 줄지도 모른다.
총13편의 동화들이 제목과 내용은 상이하지만 전체적으로 다가오는 핵심은 순수함과 아름다움이라고 생각된다.대표적 작품인 <오세암>을 보면 불우하게 살아가는 길손과 감이 오누이가 길을 걷다 마음씨 착한 스님을 만나게 되고 천방지축인 어린 길손이를 관음암으로 보내게 되고 그곳에서 탱화를 감상하는데 어린 길손이의 마음 속엔 탱화가 돌아가신 어머니로 착각하게 되고 마치 어머니의 부름을 받고 승천하는거 같고 탱화의 기적같은 부름에 길손이는 저 세상으로 떠나고 장례식에서 홀로 남은 감이는 길손이와 함께 가지 못하는 마음을 애닳고 서럽게 조아린다.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에게 좋은 뜻을 보여 주고 그 뜻이 상대의 마음 속에 더 좋은 뜻이 되어 다시 돌아올 때 생기는 빛남이야 - 본문에서 -
인간의 사후 세계,우주와 자연,인간과의 관계,사물을 통한 은유적 꿈과 희망 이야기,유교적인 관례,이웃.친구간의 진정한 사랑과 보답 등을 종교적인 기원과 주술적인 관점에서 어린이들에게 교훈을 담아내고 있다.어린이들의 눈과 귀엔 보이고 들리는데로 뇌와 시상에 주입이 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한 편 한 편의 동화가 세속에 찌든 어른들의 심성에도 많은 위로와 치유를 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1980년대에 만들어진 정채봉작가님의 <오세암>은 인간의 근원과 사후 세계,사랑과 행복,겸손과 때묻지 않은 동심의 세계를 맘껏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돈과 물질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갖고 싶은게 인간의 본성이지만 이 도서에서만은 돈과 물질보다는 선하고 바른 심성으로 나아갈 것을 은근하게 계도하고 있음도 느끼게 되며 보다 겸손하고 타인과의 원만한 관계를 생각케 하는 계기도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