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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을 즐겨라
최준영 지음, 림효 그림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4월
평점 :

결핍이라는 말만 들으면 나 자신에게도 남들이 갖고 있지 못하고 능력이 부족하여 사회적으로 내세울거 없는 자격지심과 자존감의 결여,체념 현상마저 들게 하는 우울함이 있다.부모에게 물려 받은 신체적,정신적 영향은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재기와 능력이 모자라 소위 잘 난 사람 틈에 끼지를 못해 때론 허우적거리고 때론 체념을 하고 기존 체제에 묵묵히 따라가야만 하는 상황과 처지를 생각할 때 내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체감하고 나만이 갖고 있는 특장점을 살려 살아가는 방법과 처세를 갈구고 닦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이러한 한계능력도 어찌보면 학창시절 남들 놀 때 다 놀고 잠잘 때 다 자고 했던 타성과 게으름이 오늘의 내가 아닌가 하는 자성과 성찰을 갖어 보기도 한다.
누구나 갖고 있는 결핍현상은 사회 구성원간의 배려와 조화,불신과 위화감,존중과 돌봄 현상이 부족하기에 사람을 사람답게 여기지 않고 나보다 잘나고 지체 높은 사람에게만 굽신거리며 기회를 잘 타서 좋은 줄에 낄려고 하는 이기적 본능이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치열하게 사회구성원 사이에서는 고리타분한 인간미보다는 돈있고 힘있으며 세련되며 사회가 만들어 놓은 체제 안에 우뚝 솓은 자만이 각광받고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과 물질이 무엇보다 우선시되고 정해진 인원 안에 들어가기 위해 태어나면서부터 돈과 물질을 바탕으로 무한 경쟁의 터널을 질주해 가고 있는게 한국의 현실일 것이다.
출생,가난,못배움,신체적 장애,가족의 해체,사랑,비정규직,용모 등으로 자존심이 상하고 사회에서 소외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건강한 사회가 아닐 것이다.소득수준이 아무리 높고 의식이 높다손 치더라도 사회구성원 간의 배려와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소통마저 단절되어 있는 사회라면 삶의 질과 행복이라는 감정마저 솟아나지 않고 불신과 불만만 쌓여 가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세상에 빛을 발하고 선망과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사람들의 가정환경을 살펴보면 그다지 유복하지 않았던거 같다.대표적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사생아였고 조선의 이덕무는 서출(庶出)이었고 스티브 잡스는 입양아였다.그들은 자신이 안고 있는 결핍이라는 쓰라린 아픔을 딛고 미래의 꿈과 희망을 놓치 않으려 부단히 자신을 연마하고 정신적 기반을 위해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분야에 매달리고 매진해 왔던 것이다.역사적인 인물들이 불우한 환경을 딛고 세상에 빛을 발휘할 때까지 각고의 시련과 노력을 기울인 만큼 결핍현상은 스스로 인정하고 이를 극복해 나가려는 의지와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왜냐하면 이 세상에 태어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주의 주인공은 자신이고 누가 살아주지 않기에 스스로 뜻을 세우고 미래에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여 노력과 실천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결핍을 극복하고 남부럽지 않은 인격체가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춘문예에 등단하여 작가의 길을 걷지 않고 사회에서 고통받고 소외된 계층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좌를 순회공연하듯 그들을 마음으로 위로하고 치유하는 저자는 우리 사회의 진정한 존중과 돌봄의 지주(支柱)이고 화신이 아닐까 생각된다.생계를 위한 일을 물리치고 노숙인,여성 가장,수형인(受刑人)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부여하고 인문학 강좌를 통해 그들이 몰랐던 세상과 지혜를 안겨 주었다고 생각되며 그들이 저자의 강좌를 통해 몰라보게 변하고 그들이 생각하고 아파하는 부분을 딛고 삶의 새로운 에너지로 승화하는 모습을 볼 때에 저자는 그보다 더 큰 보람이 없었다고 한다.
어미 매는 새끼 매에게 먹이를 줄 때 높은 곳에서 먹이를 떨어 뜨립니다.그 먹이를 차지하려고 새끼들은 위험을 무릅쓰게 되고,개중엔 둥지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는 녀석도 생깁니다.어미 매가 노리는 것은 바로 이 다리를 다친 낙상매입니다.낙상매는 사납고 억센 매로 성장합니다. - 본문에서 -
독일 학자 아이비바움이 서양의 천재들의 정신을 분석해 본 결과 78명 중 83%인 65명이 신체나 가족관계에서 결함을 보였다고 한다.윌리엄,다 빈치,프란시스코 피사로,엘리자베스 1세,알렉상드르 소(小) 뒤마,헨리 스탠리,진시황,스티브 잡스 등이 출신 배경의 결핍을 딛고 일어선 훌륭한 인물이 아닐 수가 없다.환경을 탓하고 조상을 탓하든 무엇이 나오겠는가? 자신의 노력과 의지,인간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강인한 힘과 생명력을 갖으려 힘쓰는 자세가 더 소중하지 않을까 한다.즉 관계 체계,사회화 체계,지위 체계를 통해 타인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지위 체계를 수용하고 어떤 역할 모델을 세우느냐에 따라 개인의 성격이 달라지고 사회의 분위기 및 구조도 달라지리라 생각된다.
저자는 수많은 인문학적 소양이 담긴 도서들을 읽고 새김질하며 이를 소외된 계층들에게 다가서면서 진실로 무엇을 바라지 않고 자신의 뜻과 의지를 오롯이 전달함으로써 진실성이 그들에게 반영된거 같다.독서를 통해 그 속에 담긴 인간의 마음과 세상의 풍경을 경험하되 겸손한 자세로 독서의 단추를 잘 잠가야 한다고 강조한다.책을 통해 탐욕과 욕망을 절제하고 생각과 감정,이성과 논리를 잘 꿰맞추어 자신만의 길을 발견하고 운명을 찾아 나서는 기회를 간접적으로 체득해 보는 기회가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