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서 프렌치 키스하기 - 우치동물원 수의사 최종욱의 야생 동물 진료 일기
최종욱 지음 / 반비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순한 뽀뽀가 아닌 진한 입맞춤을 프렌치 키스라 한다.'이 순간만은 당신이 세상의 전부예요.'라는 의미가 실긴 아름다운 몸짓이 아닐까? - 본문에서 -

 

 

 사람에겐 이성과의 불같은 연애시절이 있다.남녀가 호감과 성욕의 극점에 달했을 때는 말이 필요없을거 같다.상대의 몸과 마음을 온통 빼앗고 싶고 영원을 함께 할거 같은 시기는 되돌아 보면 아름답기도 하고 젊음이란 특권이 그리워질 때도 있다.그런데 사람 아닌 말을 못하고 이성과 논리가 거의 없는 동물들과의 진한 키스를 나눈다고 한다면 보통 사람은 고래를 절레절레 하면서 정신나간 사람쯤으로 치부할 수도 있는데 이 글의 저자는 진정으로 동물들과 가깝게 하고 동물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치유하고 그들이 죽어 나갈 때는 자신의 분신이 떠나간거 마냥 슬퍼하는 모습에선 그간 정성들여 키우고 교유하는 과정이 새록새록 뇌리에서 떠나지 않기 때문이리라.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다양한 경력을 거친 후 '수의사'로 광주 우치 동물원에서 체험했던 일들을 생생한 현장감과 멋진 문장력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킨다.동물들을 멀리서 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직접 키우고 챙겨주고 아픔을 같이 한다는 생각은 꿈에도 없었던 나는 저자의 지극정성으로 동물들과 가까이 하고 병이 나고 치료가 필요할땐 블로건으로 마취를 시키고 치료하며 오랫동안 아끼던 동물이 어느날 죽음으로 생을 마감할 때에는 마치 애인을 잃은듯 망연자실하는 모습이 전생에 동물과의 어떠한 인연의 끈을 갖지 않았나 생각된다.

 

 주로 인간의 관심과 애정에서 벗어나 버려진 동물들이 저자의 곁에 오는데 몸집이 커다란 동물일수록 다루기가 힘들어 고생했던 그의 이야기가 더욱 선연하고 동물의 생명을 중시하고 보호하는 그의 직업정신이 갸륵하다.병이 났을 때,안락사를 시켜야 할 때는 으례 블로건을 쏘는데 블로건의 효과는 동물마다 시간적 효능이 다르고 동물들은 동종이 아닌 타종과의 교배도 가능하다는 사실,그리고 동물간에도 동성애가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예를 들면 수사자와 암호랑이 사이의 라이거,반대로 암사자와 수호랑이 사이의 타이곤이 있으며 발정의 징후가 올때 흑표범이 동성과의 교미 행위가 상상을 능가한다고 한다.

 

 내가 동물원이나 매체에서 볼 수 없었던 희귀한 새,동물들의 삶이 초원과 넓은 세상에서 좁은 울타리 안으로 옮겨질 때 환경에 적응하느라 동물들도 고생이 많았을테고 저자 또한 그들을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살아가도록 긴장과 초조함으로 대기하고 지켜보았던 우치 동물원의 일지가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동물에게는 행복을 안겨 주고 시민들에겐 즐거운 공동체를 바라는 그의 열정과 안타까운 사연들이 녹아져 있다.마치 인간과 동물과의 관계를 동일한 인격체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그의 모습에서 감동과 환희,고귀한 정신을 교훈으로 삼으려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