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2011년 부커상을 수상한 이 글을 읽으면서 전체적으로 다가오는 느낌과 공감은 인생은 죽음을 향해 가는 나약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한 인간이 지나온 세월을 반추하고 후회하고 좋았던 시절을 풀어가는 야사(野史)의 한 조각쯤이 아닐까라는 생각과 마치 한 편의 에세이를 맛본 감도 컸다.

 

누구나 인생의 구비구비가 있고 희노애락이 있다.젊은 날의 아픈 기억,환희작약과 같이 튀어오를거 같은 기억,죽는 날까지 수치와 죄의식을 드러낼 수 없어 숨죽인 채 살아야만 하는 기구한 운명이 있기에 이 글의 주인공 '토니'의 젊은 날은 누군가의 삶과 공통분모가 있어 그 아픈 기억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계기가 컸으리라 생각이 든다.

 

영국 소설을 읽다 보면 영국 국민성 및 기질 때문인지 진지하고도 내색을 하지 않는 내면의 심리 묘사도 그렇고 화통하지 않아서인지 속에 오래도록 담아두는 성정도 군데 군데 느낄 수가 있었다.다만 누구에게나 갖고 있는 생존하고자 하는 생존 본능과 자기보존 본능이 있으며 주인공 토니가 에이드리언에게 저주당할 만큼의 모종의 과오가 숨어 있다는 것을 토니의 인생 후반부를 관통하고 후회하며 죽은 에이드리언과 베로니카에게 응당 사과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에이드리언이 검시관에게 남긴 유서는 "그는 삶이 바란 적이 없음에도 받게 된 선물이며,사유하는 자는 삶의 본질과 그 삶에 딸린 조건 모두를 시험할 철학적 의무가 있다" = 본문에서 =

 

1,2부로 나뉘어져 흘러가고 있는 이 글은 사춘기 및 청춘시절의 토니와 베로니카,베로니카와 멀어지고 에이드리언과 베로니카가 친숙하게 되면서 주고 받은 사연들이 소소하면서도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보기도 했다.베로니카와 뜨겁게 달구었던 사랑의 관계는 그녀의 '그러면 안 될 거 같은 느낌'으로 베로니카와 멀어지게 되고 베로니카이 어머니 사라포드 여사가 토니에게 건네 주는 편지에는 에이드리언의 죽음과 관련하여 토니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죄의식을 느끼게 하는데 그것은 토니가 에이드리언의 최초이자 최후의 사랑을 파괴하려 했던 빗나간 우정이고 토니는 자살 사유를 알게 되면서 흐릿한 기억을 복원시키고 자책하는거 같다.토니는 이제 자기연민과 자기혐오 사이에 놓여 알 수 없는 삶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하는데 젊은 시절 벗을 왜 잃어야만 되었는지를 알게 되면서 한없는 죄책감과 통한을 곱씹고 마음으로 사과했을 것이다.

 

거칠고 덜 세련된 토니의 청소년기의 모습은 베로니카에겐 에이드리언이 훨씬 나았을지도 모른다.성격과 품행 등의 면에서도 그렇다.하지만 토니는 사랑도 야망을 넘어 보통 사람 이상의 사회적 성공을 거두었다.인생의 후반부를 달려 가면서 그가 살아온 시절을 회고하고 절친했던 벗에게 안겨 준 상처와 명예훼손은 그가 자성과 성찰을 통해 남은 삶을 더욱 단단하게 다져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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