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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모자 미스터리 ㅣ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이기원 옮김 / 검은숲 / 2011년 12월
평점 :

20세기 미스터리의 거장(巨匠) 앨러린 퀸의 컬렉션 <로마 모자 미스터리>를 만나게 되었다.지난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에 이어 어떠한 사건이 발생하고 등장인물들의 역할과 탐문 및 증거 수집 등에 기대를 걸고 추리라는 상상력을 최대한 자극하고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를 함께 따라가 보았다.추리소설은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사건보다는 사건을 둘러싼 탐정과 용의자들에 대한 추적,증거 및 방증,헛발을 내디딘뒤 허탈해 하는 반전의 묘미(妙味)가 매력이 아닐 수가 없다.
이 작품은 미국대공황이 발발한 직후에 쓰여졌고 뉴욕 경찰청 문서보관실에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쓰여졌기에 어느 정도의 사실과 허구가 잘 조합하고 녹여져 있다는 전제하에 현장감과 생동감을 기대하기에 족했다.
<건 플레이>라는 연극이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공연이 되면서 어느 정도 살만하다는 부류들이 극장을 가득 메우면서 스릴과 클라이맥스에 매료가 되는 1막이 끝나고 2막도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순간 날카로운 비명이 극장 안을 뒤덮으며 무대 위의 배우의 생동감 넘치는 대사는 찬 물을 끼얹은듯 정적이 감돌고 관객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당혹해 하고 불안감을 떨치기 못하는데 이 사건의 탐정은 역시 퀸 경감과 앨러리가 맡게 된다.

로마 극장 평면도(관객석 후미 왼쪽이 희생자의 자리임)
변호사이면서 증권 조작 스캔들에 혐의까지 있는 희생자 몬테 필드는 사회 거물급들을 대상으로 접근하여 그럴듯한 '감언이설'로 회유하여 돈을 뜯어내는 사기꾼의 기질이 있었으며 탐문과정은 몬테 필드의 애인 루소와 그가 희생되던 시간에 제3의 여인의 핸드백이 나오는 등 사건에 대한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그리고 휘발유에서 추출되는 '테트라에틸납'을 음료수에 섞어 독극물화 한다음 그가 희생되었다는 가설에다 연극이 시작되는 시간,협박 대상자와 만나기로 한 시간,뜯어 내려는 돈의 액수가 프로그램의 수수께끼 같은 숫자가 주목을 끌고 용의자를 추리한다.
하지만 몬테 필드가 사건 전날 그의 애인 루소의 귀에 벤저민 모건이 그를 협박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그를 강력한 용의자로 지목하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끝나고 수사 및 수색은 그의 아파트까지 파고 들면서 사건의 클라이맥스를 향한다.반전이 시작되면서 그의 우완(右腕) 마이클스는 퀸 경감 앞으로 편지 한 장을 보내는데 자신이 사건당일 그를 만나고 살해했다는 내용이다.과연 그가 몬테 필드를 죽였을까? 그가 퀸 경감을 만나자고 하면서 '서류'를 건네는 시늉을 하지만 그건 결코 서류가 아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몬테 필드의 모자는 누가 쓰고 유유히 극장을 빠져 나갔을까.단독 범행이 아닌 공범의 소지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실크 모자가 없어지면서 범인은 배우 및 일반인으로 추정하는데 범인은 배우가 아니면서도 극장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 추리하는데 역시 필드를 살해한 범인은 누구일까를 여러 각도로 생각하고 짜맞추어야 하는 수수께끼와 같았다.
작가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로마 모자 미스터리>와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가 대성공을 거두며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 섰다고 한다.퀸 부자의 탄탄한 논리와 추리,신비의 수수께끼는 앨러리 퀸만의 매력이고 흡인력을 증강시킨다고 생각된다.그의 컬렉션에 거는 기대가 큰만큼 추리의 백미(白眉)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