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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관계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남녀관계를 다룬 소설을 읽다 보면 한 쪽이 불륜내지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르고 한 쪽은 깊은 상처를 받고 이를 위로받고 치유해 나가는 과정이 많다.그 중에 더글라스 케네디의 남녀관계를 그린 작품들 <빅 피쳐>를 통해 시니컬하면서도 묘한 재미,독특한 문체에 매료 당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말그대로 잘못된 만남이고 부도덕한 남자 주인공의 진실되지 못한 사랑법에 개운하지 못하다.
취재거리를 찾고 스쿠프(특종)를 캐내기 위해 일반인보다도 몸도 마음도 두 배의 의지와 열정,건강이 앞서야 하는 직업이 기자라고 생각하는데 미국 <보스턴 포스트>기자로 카이로 특파원으로 부임한 샐리 여기자와 영국에서 온 토니는 소말리아 수재민 취재를 마치고 카이로에서 우연찮게 샐리와 토니는 동행취재를 하고 서로 필이 꽂히면서 빠르게도 임신을 하게 되면서 샐리는 기자 일을 더 이상 못한 채 산후조리와 임신중독증으로 심리적 우울증 정신 질환을 앓게 되고 토니는 어찌된 일인지 샐리에 대해 냉랭하고도 무관심에 가까운 태도를 보인다.
샐리는 영국이라는 문화와 국민성을 식탁에서부터 알아차린다.영국인의 무뚝뚝하고 보수적인 심성은 여과없이 그녀에게 다가오고 오로지 남편 토니에게 의지하고 사랑받고저 하는 샐리는 남편이 바깥 일로 자신에겐 관심과 애정을 주지 않게 되면서 결국은 루신다 포드라는 재력가와 재혼을 하게 되고 토니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 잭마저 양육권을 빼앗기고 둘은 법정공방까지 가게 되는 형국으로 치닫게 된다.
작가는 샐리와 토니를 미국과 영국이라는 문화의 차이를 거론하면서 보수적이고 내색을 하지 않는 영국 문화와 직설적이고 외향적이 미국 문화를 내세우면서 샐리가 산후 조리와 임신 중독증 등으로 겪는 마음과 정신 질환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토니가 한 말이 양국의 문화의 차이를 삭혀 간다.
미국인들은 인생을 심각하지만 가망 없진 않다고 믿는다.그 반면 영국인들은 인생을 가망 없지만 심각하진 않다고 믿는다. - 본문에서 -
게다가 토니는 또 다른 두 여성과 관계를 맺고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과 그 자녀들과 전혀 관계를 맺지 않았다는 사실,새 파트너에겐 마약 중독 문제 등이 법정에서 밝혀지는데 그 불륜 관계의 끝은 알 수가 없고 토니는 샐리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 주었기에 진실된 사과 및 위자료를 주어야 하고 아들 잭의 주거권도 샐리에게 돌려 주어야 한다는 법정 판결이 시원하다 못해 통쾌하다.
사람은 직업,외모,지위만 가지고는 알 수가 없다.사랑하는 부부라도 늘 깨가 쏟아지는 달콤한 관계가 이어지지 않는다.토니라는 못 된 남자의 셀 수 없는 외도와 비인간적인 처사 등이 어둠 속에 야수와 같고 작가는 이러한 남녀관계도 있을 수 있고 영국과 미국의 문화를 내세워 두 문화의 단면을 이해하게 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