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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은 눈꽃처럼 핀다
추산산 지음, 허유영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 SNS 및 카페 등을 통해 동호회에 가입하고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정모를 열기도 하고 혹은 어디론가 멀리 떠나 지친 마음과 몸을 충전해 나간다.포스트사춘기라면 몸과 마음이 꿈틀거리면서 이성에 대한 관심과 뜨겁게 달아오르는 열망은 누구도 막을 수가 없다.특히 탈산업화가 되고 개인에 대한 자아의식이 높은 현대에선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자유스럽게 떠나고 만나고 헤어지는 인생 연습을 하는게 추세인거 같다.
중국 티벳말의 '카웨이메이둬'는 눈꽃이라는 말로 맑고 영롱한 영혼과 사랑을 상징하는거 같다.
블로그에서 만나 이메일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신비함과 호기심이 자극이 되어 그를 만나러 가는 로드무비와도 같은 이 이야기는 넓고도 길게 이어지는 칭쟝(靑藏)철도는 장장 1,956km로 시닝에서 라싸까지 이어진다.끝없이 이어지는 초원과 고봉(高峰)들의 만년설 속에 나타나는 강과 호수는 이 글의 주인공인 홍징톈(紅景天)과 미모와 지성의 톈란(天藍),그리고 바이산(白山) 등이 열차 안에서 주고 받는 대화,그리고 만나게 될 러퉈츠(駱駝刺)에 대한 신비한 존재감,불치병과 싸우는 백일홍,군인 신분이라 감히 사랑할 의사조차 말하지 못하는 빠이산 등이 하늘여행 칭장철도 여행과 함께 메마른 영혼을 치유하고 견딜 수 없는 방황을 끝없이 펼쳐지는 초원과 설산,호수를 바라보면서 인간의 진정한 삶의 가치와 의미는 욕망과 탐욕보다는 무소유를 깨닫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작가는 작가 겸 군인이라는 특이한 이력이 말해주듯 청춘남녀들의 순수한 사랑과 군인에 관한 특성을 현실 감각에 맞춰 감성을 잘 보여 주고 있다.부모 밑에서 부족함없이 자란 홍징톈은 뤄퉈츠(낙타가시)에 대한 내면의 진실을 알게 되지만 그녀에 대한 진정한 사랑의 감정은 군인 빠이산(白山)이 예쁜 이름을 갖은 눈꽃을 홍징톈에게 눈과 코,눈썹,입술에 그동안 꾹 참았던 연정을 입맞춤으로 표현한다.

아직 티벳은 서구문물과 시장자본주의가 팽배해 있지 않은 태초의 문명과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넓게 펼쳐지는 초원과 그 초원 위에서 유유자적 풀을 뜯는 양들의 한가한 일상이 눈부시게 맑게 펼쳐지는 대자연과 함께 현대인의 영혼을 태초의 모습으로 안내해 주기에 족하다.나도 칭장철도를 이용하면서 하늘나라 티벳의 고원과 설산,그리고 태초의 모습을 간직한 라싸의 신비스러운 종교의식을 체험하고 삶의 행복을 위해 칭장철도의 여행은 생각만 해도 마음 설레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