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약속
소르주 샬랑동 지음, 김민정 옮김 / 아고라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부부는 죽어서도 하나로 남아 있을까? 잉꼬부부라는 말이 죽을때까지도 변치 않고 유지될까? 등을 생각해 본다.남편은 젊은 시절부터 늙어서까지 가족을 위해 경제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고 늙어 정년을 맞이하게 되면 그간 아내에게 못해 아내가 마음속으로 한숨과 앙금으로 쌓인 한이 여생만큼은 자유로운 새가 되고 싶어 황혼 이혼이 급증하는 세태가 오늘날 수치도 아닌 당당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남자가 여자를 위해 사랑과 희생으로 감내해야 하는 것은 철지난 이야기이지만 양파 껍질보다도 알 수 없고 자신에게 못해 준 과거사에 대해 '꽁'하게 간직하고 때가 되면 들추어 내기도 한다.자신만을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나 늘 의지하고 봄날과 같은 청명하고 화려한 날들을 남자보다 여자는 더 갈망한다.정말 이러한 부부가 많았으면 좋겠다.

 

관 너머 세상에서도 내 영혼은 변함없이 이곳에 머무르리니

(중략)

내가 아꼈던 것들을 정성껏 돌봐주오.

나만의 시와 꽃들을,내가 사랑했던 새를 지켜주오.

나 언제나 그대들과 함께하리니,부디 아무것도 변하지 않기를! 서문에서

 

에티엔과 포베트 노부부는 젊은 시절 해변가에서 살았지만 에티엔의 아버지가 어업에 종사하는 도중 풍랑에 배가 뒤집어지고 아버지는 물고기의 밥이 되고 만다.포티엔은 과부의 딸과 실종된 뱃사람의 아들들이 뿔뿔히 흩어지고 어머니 마리 프라동에 의해 바다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정착하게 된다.에티엔과 루시앵은 어촌을 떠나 '케르아엘'이라는 멋진 집에 살고 루시앵은 '갑판장 카페'를 운영하면서 그의 친구들과 형인 에티엔과 형수인 포베트와의 일상사를 담담하고도 인간미가 넘치는 이야기로 흘러 간다.루시앵은 어릴적 친구들이 놀러 오면 카페의 모든 소음을 정지시키고 음식들을 챙겨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기도 하며 갑판장 카페는 실외 배경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에티엔 부부는 지난 날을 회상하기도 하며 여생을 알콩달콩 살아가지만 '망각'이라는 단어 앞에 포베트 부인은 그녀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식을 하게 되면서 삶을 비관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에티엔은 "영혼이 빠져나오면 램프가 그 영혼을 잡아 가두는 걸까?"라며 죽은 사람을 사랑한다면 이 세상에 좀더 머무르게 할 수도 있고 죽은사람이 살아 있을때마냥 집안을 활기차게 해야 하고 그 영혼은 심장에 붙어 있을 수 있고 심장이 완전히 식어버리면 영혼도 추위에 떨며 스러진다는 생각을 한다.그러한 생각과 많지 않은 시간의 흐름 속에 그의 부이 포베트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생을 달리하고 에티엔은 자신의 친동생 루시앵에게 같은 날 죽고 싶다며 음료수에 비산을 섞어 달라고 유언을 남기며 진정으로 사랑하는 부인 에티엔과 함께 텅빈 하늘을 향해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갑판장 루시앵의 제안대로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요일별로 형의 집안을 구석구석 청소를 하고 정리를 하며 생전과 동일하게 케르아엘 집안을 활기넘치게 한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죽어서도 함께 저 세상에서 다시 만난다고 한다.살아서 혼인식을 올리지 못한 사람은 앞서간 사랑하는 이와 영혼식을 거행한다고도 한다.이 세상 무엇보다도 소중한 사랑이라는 참뜻을 한 노부에게서 느끼고 공감해 보았다.그래서 사랑은 고귀하고 변치않으며 오래 기다린다고 하지 않았던가! 나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지금보다는 마음 씀씀이를 더 세세하고 배려하며 '수호천사'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되야겠다는 뒤늦은 자성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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