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업무,거래,사랑,SNS 등 다양하게 특정 인물이든 불특정 인물이든 직간접적인 관계망에 의해 얼굴을 보기도 하고 통신을 이용하기도 하며 SNS라는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소소한 일부터 큼직한 일까지 끌기기도 하고 끌림을 당하기도 하는 등 관계의 내용은 실로 복잡하게 얽혀져 있다.그 관계 속에는 희노애락이 숨겨져 있어 관계의 본래 의미인 유대와 성장을 향해 상생을 이끌어 간다.
본래 이기적인 속물근성을 갖고 있는 인간은 일이나 거래,나아가 연인관계마저도 늘 좋은 일만 있을 수만 없다.자신의 능력과 처신,선제기압 등의 실기(失機)로 인해 후회와 실망을 하기도 한다.이러한 문제는 자신의 잘못과 오류를 바로 잡는다면 금방 회복될 수도 있지만 예기치 않은 사태 및 억울한 누명과 실연,잊혀지지 않는 수치심과 외상 등은 시간이 흘러가도 잊혀지지를 못하고 당사자에겐 씻을 수 없는 좌절과 상처를 안고 가는 경우가 있다.시간이 해결해 준다면 시간이 흐르는 만큼 그러한 좌절과 상처가 새살이 돋듯이 아물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하면 피해의식의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되새겨 보려 한다.
예전엔 시집살이라고 해서 고부간의 갈등이 심했지만 요근랜 장모와 사위(장서)간의 갈등이 심하다고 한다.또한 며느리 눈치보기 싫어 혼자 사는 시어머니도 많다.서로 잔소리 안하고 잔소리 듣지 않는 서구형(?) 가족관계인지는 모르겠다.추석,설,제삿날이나 얼굴을 보고 바쁘다는 핑계로 만났다 금방 헤어진다.또한 요즘 신세대들의 부모는 베이비붐 초기세대이다보니 교육수준과 사회적 역할 및 위상,지식이 많고 발언권도 강해졌다.특히 부부간의 험담이 오가고 갈등이 누적되면 본가,처가에 소리소문없이 퍼지게 되고 남편과 아내의 관계는 찬물 끼얹은듯 냉랭해지고 서로 등을 도리기도 한다.마음이 여리고 감성적인 아내측에선 일의 선후보다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불편함을 남편측에서 먼저 진심으로 사과를 해주기를 바라지만 고집세고 자존심 강한 남편이라면 사과와 용서,화해는 생각보다는 오래 가는 경우가 있다.
어떠한 형태로든 인간 관계에선 물리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가해자와 피해자 또는 애매모호한 어중간한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시어머니,시누이 잔소리가 이제는 장모의 잔소리로 이어지는 세태가 되고 있다.장모는 딸이 사위가 한없이 잘 해주고 별 탈없이 행복하게만 살아 주기를 바랄 뿐이다.신뢰하고 사랑하며 배려하면서 오래도록 살아가는게 부부의 도리이고 정리이다.남편이 아내 몰래 외도를 하고 사랑도 식으니 대화도 없기 마련인데 아내 또한 인내의 한계에 이르면 이젠 사생결판을 걸고 나선다.남편이 솔직하게 과오를 밝히고 다시는 잘못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다면 상황은 나아지겠지만 인간의 내면의 속성상 과오를 쉽게 밝히지 않는다.거짓과 핑계,궤변으로 일삼다 보면 아내는 배신과 원망,우울과 두려움으로 부부관계는 파경(破鏡)으로 치닫는 경우도 있다.
교통사고,전쟁,지진,강간,폭력 등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비롯해 피해의식은 수도 없이 많다.비근한 예로 베트남 전쟁 당시 불타는 자신의 마을을 뒤로 하고 벌거벗은 채 부모형제를 찾아 울부짖는 베트남 소녀와 한국 전쟁 당시 폐허가 된 마을의 우물가에서 고아가 된 예닐곱살의 소녀는 어른이 되어서도 두려움과 공포심으로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트라우마일 것이다.
요즘은 돈과 물질,사회적 지위가 사람의 그릇으로 평가하기도 한다.일찍 명퇴를 당한다든지 사회적 존재가 낮다고 생각하는 무력감과 상대를 무력하게 보는 피해자 부류가 있다.하나는 내 행복이 다른 사람에게 달려 있다고 믿고 또 하나는 상대가 자신보다 힘이 약하거나 아예 없다고 여길 때 피해자 덫에 걸리고 만다는 것이다.이러한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특정 행동유형이 반복되고 그 관계가 건강하지 아니면 상대를 관찰하면서 상대와의 피해자 덫에 걸려 있는지를 파악하면 금방 알 수가 있을 것이다.이러한 피해자 덫에 걸려 오래도록 무력감과 우울증,패배감,고통이 지속된다면 정신과 상담을 통해 약물 치료와 마음 다스리기를 할 필요가 있다.스스로 자신을 이기고 통제하여 힘든 과정을 잘 넘겨야 한다고 생각된다.
어느 시기든 누구에게라도 무력감과 우울감이 찾아 올 수가 있다.피해자들의 경우엔 자신이 너무 불행하고 매사 누군가에게 의존적이 되며 위기가 올때마다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그 위기를 넘기지 못해 독립심마저 잃게 된다.특히 중요한 것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효율적으로 관리해보지 못한 나약하고 용기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외로움 또한 피해자의 유형 중의 하나인데 홀로 있음을 삶의 건설적인 요소로 바꾸기 위해 스스로 자신을 이해하고 힘든 감정을 견뎌내야 한다.누군가와 함께 있음과 외로움을 정반대의 개념이 아니다.의존적인 사람은 누군가 곁에 늘 있어도 외롭다고 느끼는데 일종의 군중 속의 고독이 아닐까 한다.안정적 애착을 형성하는 능력,인간관계를 사랑과 상호지원의 기회로 보는 능력이 고독을 즐길 수 있는 토대이고 먼저 베풀고 바깥으로 흐르는 사랑의 관계만이 고독에서 벗어나고 피해자 의식을 덜어낼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건강하고 성숙한 인간 관계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과거의 경험에서 사랑과 인정을 통해 과거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안정성,내적 힘,현실감각,정체성,경계,성장,변화,문제 해결,감정 통제,용서라는 10가지 방법을 통해 고통과 상처라는 피해 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다.과거를 자꾸 떠올리고 그 자리에 침체되어허우적되는게 길어진다면 마음의 병은 물론이고 신체적인 병까지 합쳐져 인생이 망가질 수도 있기에 잊을 것은 되도록 빨리 잊고 풀어야 할 문제는 전문가를 통해서라도 꾸준한 상담과 치료를 병행해야 하리라 생각된다.그러기 위해선 부단한 자기통제와 제어 연습을 게을리해서도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