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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사랑 이야기
마르탱 파주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젊은 시절 이성을 만나고 관계를 맺고 헤어지는 과정이 꼭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피차 어쩔 수 없는
사연들에 의해 그렇게 흘러가는 과정을 피할 수가 없다.상대가 맘에 들어 없으면 죽을거 같은 불같은 시간도 긴시간에 견주어 보면 찰라와 같고 나는
맘에 없는데 상대는 내게 열렬하게 좋아하는 경우엔 사랑할까 말까의 경계에서 갈등과 고민을 하는 경우도 있다.풋풋하고 생동감 넘치는 20대
청년기의 남.녀 사이의 만남은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변수가 많다.경제력과 신체조건,성격,배려 등을 만남의 조건이 되다시피한 경우를 제외하면
상대방이 어떠한 사람일지까지만 알아보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사랑의 시행착오를 겪는다.
이 글의 주인공 비르질은 몽상가의 소유주이다.직접 만나지도 않은 상상 속의 이성을 10일간의 마음의
고통과 번뇌를 이어 나가며 결국 클라라라는 보지도 않은 이성에게 차이고 마는 어처구니 없는 이별 선고식을 받는다.클라라라는 여성이 비르질에게
자동응답기로 전한 이별 통보는 비르질로 하여금 클라라에 대해 무한의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비르질은 대학을 나와 아파트,카페,친구들과의 모임 등을 통해 자신이 이성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를 궁리하기도 한다.비르질을 챙겨주는 아르멜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짜증나고 지겹게 느껴지게 하며 그의 성격은 비꼬기를 좋아하고 제멋대로 사는
것이다.독신자인 그에게 찾아오는 우울증을 친구들과의 희비극적 사랑놀이를 통해 해소하기도 한다.그 과정에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사랑마냥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보호를 받으며 이해받으려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그는 광고 세계를 통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뿜어내고 자유롭고 고독하게 하루하루의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스펜칼리'는 그의 안식처가 되었다.그는 카피라이터가 되면서 톡톡 튀는 컨셉으로 광고 세계에서 승부욕을 과시하면서 동료들과의 대화,커피 한 잔
나누는 시간도 좋았다.때론 항변을 해야 하고 때론 건실한 비판적인 생각을 짜내기도 하는 비르질에겐 늘 클라라가 뇌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원형
경기장 속에 놓인 비르질'은 아파트,카페,회사라는 공간과 동료,지인,독백을 통해 삶과 이상을
펼쳐나간다.
작가 마르탱 파주의 작품은 두 번째이다.<나는 어떻게 바보가 되었나>에 이은 이 작품을
통해 한 젊은이의 몽상가적인 사랑의 변주곡을 듣는거 같았다.사랑은 실제하기도 하지만 상상에 의한 무실제적인 사랑 이야기도 구미를 당긴다.비관적인
비젼을 잃는 것이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지는 아픔보다 더욱 통증을 느꼈을 비르질식의 사랑법을 사적인 위험으로 정의하고 있다.비현실적이면서 사건도
증거도 없는 토대 위에서 흘러가는 작가만의 사랑 이야기는 지금 이 시간 애타게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세레나데를 음미하는 작지만 울림이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