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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천명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월
평점 :

어린 시절 특히 사춘기때엔 자신의 미래에 대한 꿈과 이상이 있고 누군가를 롤모델를 삼아 모방하려는 우상이 있다.그러한 꿈과 이상,우상을 쫓는 것이 일장춘몽으로 끝나는 일회성 체험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고 각고의 의지와 열정을 쏟아 부었는데도 뒷받침과 운이 따라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그래서 삶은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아 수많은 시행착오와 고통,번뇌,갈등이 상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1970년대 국민학교를 다녔던 나도 샌드 백을 앞에 놓고 맨 주먹으로 권투 연습을 하는 형뻘되는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 쌍절곤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사람도 있었다.나는 평범하게 친구들과 뛰어 노는 정도였는데 쌍절곤을 멋지게 휘두르는 선배를 보면서 이소룡 따라가려나 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또한 당시 이소룡 영화가 자주 상영되고 입소문이 자자했기에 틈만 나면 주말을 이용하여 친구들과 이소룡 무술영화를 보러 가곤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그것도 부모에게 약간의 거짓말을 보태 용돈을 타서 영화를 보러 갔기에 그 영화는 아슬아슬하기도 하고 꿀맛같기도 하였다.
이 글의 주인공 삼촌 브루스리는 서자로 들어와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없이 홀로 상경하여 중국집 배달일을 하면서 액션 영화배우의 꿈을 꾼다.중국집에선 주인의 눈에 벗어나지 않게 부지런하게 일을 하고 남는 시간엔 쌍절곤을 들고 이소룡 흉내를 내는 등 액션 배우의 꿈을 온몸으로 실천해 나간다.도중에 만난 오순이란 여자와 뜻하지 않은 관계를 맺기도 하고 주말엔 심심해서 혼자서 무술영화를 보러 삼류극장에 가기도 하면서 오로지 그의 뇌리엔 액션 배우가 되리라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되면서 종국엔 마반장에게 자신의 뜻을 비춘다.즉 홍콩에 배우 오디션을 보러 가겠다는 것이다.그러던 중 시골의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 시골에 귀향하면서 갑자기 불어닥친 1980년대 초 사회정화운동의 격류에 삼촌도 '삼청교육대'에 붙잡혀 가는 신세가 된다.
무시무시하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삼청교육대의 비인간적 현장에서 삼촌은 과연 어떠한 운명을 맞이할지 2부에서 보여주리라 생각한다.무일푼으로 상경하여 액션 배우가 되고저 각고의 힘과 열정을 쏟았던 삼촌(권도운)은 파란만장한 삶을 보여준다.부모에게 물려 받은 돈과 재산이라도 풍족했다면 삼촌은 과연 이 길을 걷지 않을 수도 있었을텐데라는 생각도 해보고 그가 걸어가는 길은 기구한 운명이고 삼촌과 같은 모진 삶을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