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필날 - 오늘은 나의 꽃을 위해 당신의 가슴이 필요한 날입니다
손명찬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새해가 되면 아름다운 덕담이 오고 간다.부담과 짜증이 나지 않을 정도의 신선하고 격려와 위로가 되며 삶에 희망을 안겨 주는 덕담이라면 그저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지나치도록 돈과 물질,서열위주로 한국 사회가 일그러지고 사람과 사람사이가 형식적이며 사무적인 관계로 돌변해 버린지도 오래 되었다.불과 2,30년 전엔 크리스마스 카드,연하장으로 마음과 정성이 담긴 글을 연인이나 신세진 분,존경하는 분에게 마음에서 우러 나오는 생각과 감정을 육필로 꼼꼼하게 써내려 가던 시절은 온데 간데 없고 단문 내지 전화로 간단하게 마지못해 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생각한다.시대가 바뀌면서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도 속도전의 양상으로 바뀌었고 느리고 더딘 것은 참을성이 없이 타는 불에 콩볶아 먹는 형국이니 참으로 씁쓸하기만 하다.

 

무심코 흘러 버릴 소소한 사물과 소재,인간과 인간,인간과 자연을 놓고 손명찬작가는 끊이지 않는 상상의 힘과 창의력과 깊은 사유의 힘이 담긴 철학의 요소를 물씬 풍기게도 시 한 수 한 수가 몸과 마음을 전율케 하고 겨울잠을 자던 마음마저 움트게 하고도 남는다.시란 운율이 있는 정형시도 좋지만 수더분하게 지음과 함께 터놓고 나누는 일상사도 힘이 되고 위로가 되며 내일을 살아가는 자양분이 될 수도 있다.그런면에서 <꽃필 날>은 나의 꽃을 위해 당신의 온기와 바람,적당한 수분이 필요할거 같은 생각과 감정이 해일마냥 밀려 왔다.센스와 유머,깊이가 내재되고 삶의 활력소를 안겨다 주는 시들로 가득찬 봄날의 공원길은 마음껏 휘파람 불며 산책하는거 같다.푸르러 가는 봄의 잉태와 삭막한 아파트 철골의 사각문화를 벗어나 사람이 사람에게 힘과 용기,자극을 주며 상생의 힘마저 보태주는 시구들로 가득차 있기에 감상하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은유와 직유,점층법과 역설법 등을 골고루 구사하고 혹시 이해 못하는 독자들을 위해서인지 자상한 선생님마냥 조근조근 친절하게 설명하는 시들도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오랜만에 솔직담백하며 삶의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전해주는 전령사를 만났기에 고마운 마음마저 스스럼없이 물결쳤다.

 

내 눈과 마음을 후려 내리친 '평범한 속에서 나오다'는 깊은 산 속에서 산삼을 캔 기분이고 모래 속에 깊게 잠든 진주를 캐 올린 환희와 경이의 순간이었다.노력에서 능력 개선 성분을 찾고 인내에서 조바심 억제 성분을 찾고 망각에서 상처 치유 성분을 찾고 믿음에서 뽑아 올린 성분은 관계 개선에 사용가능하고 소망에서 뽑아 낸 성분은 하루를 기쁨으로 충만케 하며 사랑에서 뽑아 낸 성분은 친환경 웃음꽃을 세상에 흩뿌릴 수 있다고 하니 이보다 더 멋진 시구가 어디 있을까 싶다.절로 가슴을 후벼 파기에 당장 실천으로 옮기려 한다.사람은 마음 먹기에 달려 있고 그 의지와 열정의 길이가 얼마만큼 유지되느냐에 따라 나의 꽃을 피우는 시기가 달라지고 그 발휘되는 힘의 강도의 견고성이 달라지리라 생각된다.

 

부모는 자식에게 사랑의 멘토로 다가서고 친구와 연인에겐 믿음과 신뢰로 다가서며 사회와 국가에 정의와 정직,겸손함으로 다가설때 닫히고 소원했던 너와 나의 관계는 스르르 빗장이 열릴 것이며 우리 모두의 꽃을 위해 만인의 가슴은 저절로 다가오리라는 믿음마저 생겼다.개인의 생각과 감정이 변화를 하고 사회와 국가는 소외된 약자를 향해 따뜻한 가슴을 내밀어 준다면 한국 사회의 미래는 밝고 찬연하며 살아가는 맛이 지금보다는 훨씬 농후하게 물들어 가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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