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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도덕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안진환.이수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현대사회는 철저한 시장 중심주의이다.집을 나서 한 발을 대딛으면 보이지 않은 세금과 공공요금의 도가니에 얽혀 있고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솓으며 서민들의 삶은 늘 제자리 걸음조차도 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더군다나 선거철만 되면 정치후보자들의 말도 안되는 공약(空約)을 쏟아 내며 정치인으로 뽑히면 그만이고 국민(때론 지역민)들 앞에서 선언한 공약들은 한갖 쓰레기통에 파묻히곤 한다.시장 상황을 보면 물가는 정례적이고 지속적으로 오르며 서민들의 경제적 수입을 초과한 각종 세금,비용은 걷잡을 수가 없기에 정부에 대한 불신,고소득층과 재력이 있는 자들과의 불균형,부조화,사회통합의 난맥을 체감할 수가 있다.따라서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자유와 표현,사회이분법적인 불균형에 대해 그 간극을 좁히고 사회지도층에 있는 자들이 공직자 비리,고취층 비리 등의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를 해소해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하는데 현재 한국 사회분위기나 의식구조의 흐름으로 볼 때엔 정의와 도덕,윤리가 살아있는 깨끗하고 살기 좋은 나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으로서 반드시 지키고 행하여야 할 도리와 덕의 뜻을 지닌 도덕(morality)는 개인부터 국가에 이르기까지 늘 이해타산과 욕망,수구적인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특히 정관계에 있는 사회 지도층들은 그들만의 제도와 논리의 잣대로 국민에게 유리하게 이끄는 척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그들의 밥그릇 다툼과 권력 연장,재력 유지 등으로 혈안이 되어 있고 대부분의 국민들의 생각과 감정,이상과는 너무도 동떨어져 있기에 당연히 정부에 대한 불신과 박탈된 상실감,공동체의 도덕적 요소가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 철학자 롤스의 <정의론>을 보면 그는 개인의 권리,사회계약,평등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진전시켰는데 '공리주의의 정의관'을 뛰어 넘는 정치 원칙으로 개인의 권리를 존중한다는 점에서 뚜렷이 부각된다.모든 시미니들에게 평등한 기본 자유(언론,결사,종교)를 제공하고 사회에서 가장 못사는 구성원에게 이익을 제공하기 위한 불평등(소득과 부의 불평등)만을 허용하고 있다.롤스는 필요한 경우에만 부유한 사람들을 의료직에 유인하기 위해 의사가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이 정당해질 수 있다는 차등원칙을 내세우고 있으며 그의 평등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두고 무지와 무능력의 베일 뒤에 있는 사람들이 불평등한 사회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응수하기도 하며 누군가 우연히 갖게 된 재능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도덕적 자격을 지녔다는 의미보다는 운이 좋았음을 의미하며 이러한 재능을 나타낸 자에게 부여하는 포상과 명예는 우수한 미덕에 대한 보상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의 왜 도덕인가?는 신자본주의를 걷고 있는 모든 나라에 거의 유사하게 적용하고 생각해 볼만한 문제이다.20세기말이 되면서 권리와 자격에 대한 개인주의적 가치체계는 적극적이고 진보적인 힘을 제공해 주었지만 사람들을 이끄는 능력을 잃었다고 지적하며 공동체적 감각을 상실한 자유주의자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번지는 불만의 기운(정부에 대한 불신,박탈된 상실감,공동체적 도덕적 요소)을 감지하지 못한다.특히 예전보다 더 많은 지적 권리 등을 누리면서도 권한은 박탈되었다고 느끼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데 이는 권력과 부의 편중 현상이라고 본다.
문명과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인간의 욕구와 탐욕,욕망은 끝이 안보인다.정치인의 거짓말,낙태와 동성애에 대한 의견,복권과 도박이 공공서비스인가,비도덕적 타락인가? 무전유죄인가? 공정한 분배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 시장중심주의가 시민의식을 어떻게 왜곡하는가? 배아복제 등으로 살펴 본 이 도서는 인간이 갖고 있는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문제들을 곰곰히 생각하고 사유를 이끌어 내게 한다.예로부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했듯이 이러한 문제들은 한 개인이 풀어낼 수 있기엔 한계가 많다.정치.사회.교육.종교.정치적으로 도덕적 가치를 공동체적인 관점에서 풀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그 중에 열린 사회,윤리와 도덕적 가치가 경쟁할 수 있는 희망이 보이는 한국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