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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고 사소한 것들의 철학 - 언제 어디서든 거부할 수 없고, 상관해야만 하는 질문
마르틴 부르크하르트 지음, 김희상 옮김 / 알마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은 극히 현실적이어 당장 눈 앞에 놓여 있는 것들을 생각하고 계산하며 살아간다.좁은 울타리 안에서 하루 하루를 생계를 위해 삶의 질곡을 안간힘을 쓰면서 고전분투한다.자신과 가족을 위해 한평생을 살다 어느 날 병이 들고 이슬처럼 사라져 가는 인생을 생각해 보면 가련하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연의 섭리에 따라 흘러가는 과정으로 생각된다.빠듯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고리타분하고 돈이 안되는 영역이나 분야는 더욱 관심 밖이 되니 '철학'이라는 용어는 문사철과 함께 거의 사장이 되고 일부 관심과 연구하는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학문의 특권처럼 취급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사소한 것들은 저절로 탄생된 것도 아닌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선현들과 학자들에 의해 치열한 토론과 공론을 거친 후에 세상에 오래도록 빛을 보며 세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도 있고 때론 독특하고 기발한 발상의 창의력으로 인해 인류의 문명의 발전을 꾀한 분들도 있을 것이다.비록 사소하게 보이고 크게 주목을 끌지 못한 것들이 그것을 절치부심을 통해 고안하고 발견한 것들이 인류의 삶을 한결 살찌게 하는 윤활유의 역할을 한다면 사소한 것이 아니라 대단한 물질문명의 탄생이라 아니 할 수가 없다.또한 그 안에는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진리가 담겨 있고 인간답게 살아가야만 할 자유와 평등과 같은 가치들이 담겨져 있기에 지난 시절의 사소하게 느껴지는 항목들을 눈여겨 보고 되새긴다면 내가 살아가는 원초적인 물음에 대해 답이 나올 것이고 지금보다는 생각과 사유의 깊이가 더해지리라 생각한다.
인간은 물질문명이 발달하고 복잡다단한 현대를 살아가면서 찰라와 같은 순간을 수십 번이고 스치고 또한 수많은 인간과의 관계를 통해 보다 쉽고 빠르게 해결할 방법과 도구를 만들어 온 것들이 선현들이 만들고 이룩해 놓은 성과물이다.비록 노벨상에 버금가지는 않더라도 분명 인간의 삶에 윤기를 더해주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기여해 온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나아가 인간이 자연 속에서 태어나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가운데 부와 명예,권력이라는 것은 살아있는 동안 맛보게 되는 극히 짜릿한 경지이면서 한 편으로는 무상한 것으로도 생각된다.빈 손으로 태어나 빈 손으로 가는 나약한 인간의 처지와 삶의 이치를 안다면 지금보다는 더 바르고 겸허하게 세상과 주위를 바라보면서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가는 성숙된 자세와 삶의 철학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알파벳,동전,말솜씨,진리,논리적 사고,아르바이트,세금 고지서,눈속임 기술,성공을 약속해주는 정치란? 국가라는 유령,돈신을 숭배하는 은행,미혹함을 버리고 깨어나라는 계몽,탐욕과 이기심의 야합 경제,대체 자본이란?,컴퓨터,DNA 등으로 구성된 이 도서를 보면서 유명한 철학가의 철학 사상과 이념보다는 일상에서 극히 당연하면서 사소하게 느껴지는 삶의 철학들과 개념들이 탄생되던 시기의 시대배경을 주(註)를 달아 이해를 돋구고,이러한 당연하고 사소한 개념들을 통해 각자의 삶과 생각을 대입시켜 본다면 나름대로 쓸모있는 생각과 논리를 건져올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가 시작되고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가 도도히 흘러가듯 인류가 존속하는 한 생각과 사유,이성과 논리는 한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닌 전인류의 보편적인 삶의 철학과 가치에 커다란 영향을 미쳐 가리라 생각한다.우리의 삶을 지탱해 주고 가치를 더해 주는 개념과 물건들을 통해 인간의 현실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다가 올 미래에 대한 예측을 가능케 하기에 절대 버릴 수 없는 존재들이다.이 글을 읽으면서 무덤덤하게 거의 하찮게 생각했던 개념들과 물건들이 의미와 가치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또한 인간은 역사와 문명의 기로에서 늘 생각하고 사유해야만 하는 존재라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