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회장의 그림창고
이은 지음 / 고즈넉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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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묘미는 작가의 상상력과 스릴감 넘치는 얘기의 전개,등장 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잘 어우러져 발단부터 결말까지 시선을 집중시키는 매력에 있다고 생각이 들며 한 사회의 부패상을 단적으로 꼬집어 독자들로 하여금 의문과 궁금증을 해소시켜 준다면 지적 호기심도 충족시켜 주고 이기적인 인간의 본성과 추잡한 세태를 알 수 있기에 속이 후련해지는 경우도 있다.이런 면에서 이 글은 비자금을 유용하여 돈세탁을 하고 실세에게 아부와 아첨으로 힘과 재력,권력을 유지하려는 악덕 재벌을 고발하며 순진하게만 살아가는 서민들은 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비판하며 경계해야 할것인지까지 시사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버지를 여의고 홀로 남은 어머니마저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주인공 소미와 재벌인 세계그룹의 박회장이 비자금 등 부정으로 모은 그림 창고 간의 한 판 승부를 벌여가는 이야기이다.소미는 또순이 마냥 알뜰하고도 심지 굳게 살아가는 젊은 여성이다.미용실을 차리기 위해 사채업자 양아치에게 빌린 돈이 배꼽이 배가 되고 양아치에게 이를 갚아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그녀 곁에는 장애인 남동생과 그녀를 좋아하는 진우가 있는데 진우는 세상 물정을 모르는 순진한 청년이지만 가끔 엉뚱한 발상으로 소미를 놀라게 하는데,소미가 사채돈으로 마음 고생을 하는 것을 알고 진우와 기호은 돈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차치기(차에 치는 시늉을 하면서 돈을 뜯어 낸다)를 하고 마는데 박회장이 경영하는 미술관장 이사벨의 차를 치게 하고 그녀가 갖고 있던 미술품과 편지를 거머쥐게 되며,귀가해서 날치기한 돈을 양아치에게 갚도록 한다.

 

이사벨은 빼앗긴 미술품(불타는 꽃밭)과 편지 사건이 세계그룹 안으로 퍼지게 되고 박회장은 조폭들을 시켜 양아치와 소미를 용의선상에 올려 탐문을 하게 되는데 소미는 비록 빼앗은 돈과 그림을 순수하게 되돌려 주지 않고 박회장과 전화로 두 번을 담판 짓게 되는데 그녀의 대담성과 악착성이 엿보인다.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경찰서 앞에서 돈과 그림을 바꾸려 하기도 하고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아 옥션에 경매로 내놓으려 하기도 하며 해직된 오기자를 이용하여 박회장이 꼭꼭 숨겨 놓은 그림 창고를 습격하여 그가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모으고 돈세탁을 하며 그것으로 그림을 수집하여 고가에 판매하는 부도덕과 비윤리성을 만천하에 폭로한다는 사태고발을 그린 풍자소설이라고 느껴진다.이에 더해 박회장의 부인 신미자 여사는 남편이 부도덕하게 이관장과 섹스를 즐기고 정치권과 연계되어 힘과 물력,권력을 유지하려는 처사에 신물이 나고 그녀가 꿈꾸던 진정으로 그림을 사랑하고 수집하며 자선사업을 펼쳤던 부인 신여사는 남편의 부도덕한 행각에서 손을 뗀다.

 

세계그룹의 강사장의 편지에 쓰인 박회장의 그림 창고의 위치가 알려지고 창고지기 최과장,오기자,카메라 감독,소미,진우.기호는 아슬아슬하면서도 대담하게 10여일간의 생사의 갈림길에서 운명의 여신 앞에 서게 되고 박회장의 부인 신미자 여사가 차린 파티에 소미,진우,기호 등은 참석하며 앞으로 전개될 그녀의 운명을 생각한다.

 

지금도 한국 사회 구석에는 보이지 않는 사회지도층의 부도덕과 비윤리가 그들이 힘과 권력,재력을 이어가기 위해 할 수 있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처절하고도 당당하게 나쁜 짓을 저지르고 있을 것이다.부당 거래,불법 상거래,불법 비자금 조성,탈세와 같은 '지능범'이고 '경제 사범'이라고 일컬어질 만한 일들을 그들은 인맥과 재력,법망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저지르고 있다.일반 서민들은 꿈도 꾸지 못할 거액의 뇌물이 오가고 상속과 증여라는 편법 탈세가 정치,언론,검찰 등과 유착하여 그들만의 생존법을 불사르고 있는 것이다.이 글을 통해 악은 반드시 만천하에 드러나고 선을 향해 사회의 밝은 미래를 다지는데 시발점이 되고 '권선징악'의 성격을 띤 이야기이기에 사회의 난맥상도 이해하고 세태고발을 목도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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