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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린 사람들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5
제임스 조이스 지음, 김병철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 에세이집을 읽다가,최인호작가가 좋아하고 소년기에 감명을 줬다 해서,’더블린사람들’이라는 수작을 구입하고 오랫동안 서재에 꽂혀 있던 중 얼마 안 있으면 영국에서 하계올림픽도 있고 영국의 이웃나라 아일랜드에 대해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발동하였다.더블린하면 아일랜드의 수도이고 오랫동안 영국의 통치하에 있다 1921년 독립국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지만 신구교간의 갈등과 이념으로 많은 유혈사태를 매체를 통해 알고 있는 정도였다.
이 작품은 1900년초 아일랜드의 하층민의 생활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발표를 못했던 작품으로 15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글의 목차가 유소년기,사춘기,성숙기,노쇠기의 순으로 나열되어 있어 읽어 가는 동안 쉽게 알 수 있었다.이야기의 배경도 그리 밝지 않은 조그마한 공간,부둣가,바(Bar),오페라극장,눈 내리는 어스름한 언덕 부근등으로 밝고 희망찬 거리나 삶의 모습이 아니고 하루살기에 쫓기는 삶의 역정이 잘 묘사되어 있었다.어쩌면 우리의 근대화에 따른 개발초기 서울이나 부산의 달동네의 조각조각 이어놓은 판자집이 연상될 정도로 협소하고 을씨년스럽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지만 이야기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들은 갖지 못한 자,빈곤층들이 이어가는 생활의 못습이라고 하면 딱 맞을 성 싶다.
사지가 마비되어 죽어간 늙은 사제의 그림자는 카톨릭 교회를 상징하며,사춘기에 접어 들었어도 자신의 고민과 갈등을 호소할 길 없이 혼자서 방황하는 소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으며,사회적으로 짓밟힌 인생들의 고달픔과 애수,현재의 침체된 생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평범 속에 저회하는 소시민의 생활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묘사되고 있다.
[구름 한 점]에 바이런의 시를 소개하고 있는데
바람은 자고 소리도 없는 어둑한 황혼,
실바람 한 오리 헤치지 않는 숲속,
마가렛의 무덤으로 내 돌아와
내 사랑하는 이의 흙 위에
꽃을 뿌리노라 105쪽
시의 리듬이 방 안의 자기를 에워싸는 것을 느끼며 서글픔의 극치를 보여준 거라 할 수 있을 것이다.또한 정치 문제를 다루어 그 시대의 풍자와 애수를 대변하는 것도 엿보였고,카톨릭(구교)국가인 아일랜드이니만큼 작가는 <은총>에선 그 세계를 그리는데 주안점을 두었던 거 같다.이 작품의 대미이며 압권이었던 <사자(死者)>는 주인공 가브리엘과 그의 부인 그레타가 엮어 가는 이야기인데 삶과 죽음의 의미를 알려주며 더블린 중산계층의 크리스마틋 파티 모습을 펼치며 삶보다는 죽음에로의 회상을 주안점으로 보여 주고 있다.부인이 옛 사랑을 기억하며 현재의 남편보다는 영혼의 고독은 서로 사랑하는 부부간에도 어쩔 수 없게 개재하는 것이며,죽음의 의미는 비로소 새로이 떠오른 것으로 묘사하하고 있다.
이 작품은 내내 죽음과 연관되지 않은 작품이 없을 정도로 기구한 운명 속에서 새로운 것을 찾지 못하고 스러져 가는 더블린 민중들의 애환을 그린 거 같다.특히 마지막 291쪽의 온 세상에 사뿐히 내리는 눈 소리,그와 아내에게 내리는 죽음처럼 모든 살아 있는 사람들과 죽은 사람들에게 사뿐히 내리는 눈 소리를 들으면서 그의 영혼은 천천히 의식을 잃어갔다.에서 삶과 죽음은 하나인듯 내 심금을 울리는 멋진 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