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대들의 사생활 - 부모가 놓치고 있는 사춘기 자녀의 비밀
데이비드 월시 지음, 곽윤정 옮김 / 시공사 / 2011년 11월
평점 :

옛날 어른들 말이 "자식은 부모 슬하(膝下)에 있을 때가 고분고분 말도 잘 듣고 다루기가 좋다"고 했던 기억이 새롭다.흔히 머리가 커지고 제2의 성징기가 나타나면서 자녀들은 부모보다는 친구와 새로운 이성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되기에 부모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잔소리는 일종의 사생활 방해가 될 수도 있고 자율적인 생활 침해를 한다고 말대꾸마저 듣게 된다.마음 여린 부모는 '내가 저를 어떻게 키웠는데 저러냐' 싶어 안절부절 하기도 하고 치미는 화로 인해 신경전을 벌이기도 할 것이다.어차피 부모도 사춘기를 겪어 왔고 사춘기를 어떤 식으로든 표출했으리라 생각한다.무엇이든 나보다는 잘 되어 잘 살아 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느 부모나 갖고 있는 공통된 심리현상이지만 요즘은 공부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더욱 관심과 흥미를 두는거 같다.
나도 아들만 둘이 있는데 모두 사춘기에 있다.하나는 사춘기 싹이 트기 시작하고 하나는 사춘기의 정중앙에 있다.친구나 게임 적당히 하고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훈계하고 잔소리를 늘어 놓아도 '소귀에 경 읽기'이다.저 부모님 세대야 못 배운 것이 한이 되어 그저 일을 하고 돈을 벌어 자식 농사에 전념을 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언론매체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사춘기 및 이성에 눈을 뜨기도 하고 사교육이 번창하다 보니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게 한국의 실정이다 보니 말그대로 '열쇠 소년,소녀'가 되기 십상이고 집에 오면 누가 따뜻하게 대해주고 멘토해 줄 사람이 많지 않은 것도 사춘기를 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소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기도 하다.아무도 없는 텅 빈 집에 있다 보면 잡념이 생기고 타성에 젖어 들기에 불규칙적인 생활이 지속되며 의도치 않은 학원공부,학교 숙제로 아이들도 나름대로 심신이 지쳐가기는 마찬가지리라.
사춘기에 접어 들면 남학생은 몽정과 함께 성징이 나타나고 여학생은 생리를 시작한다.신체변화와 함께 그들의 뇌는 급격한 소용돌이를 맞이한거 마냥 고민과 갈등,삶의 회의 등도 있으리라.아이들 마음을 어른의 눈높이가 아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 줄 것은 풀어 주고 선(線)을 넘지 않도록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보고 돌보아야 할 것이다.사춘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지나친 간섭과 잔소리,훈육은 그들의 꿈과 생각,감정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도 있다.어른들이 사춘기의 자녀에게 해야 할 것은 변치않는 친밀감 형성과 인생의 멘토로서 길잡이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하며 가장 소중한 사랑한다는 마음이 이심전심으로 전해져야 한다는 점을 들 수가 있다.그렇다고 해달라고 하는 것을 무조건 들어주었다간 응석받이 되기 십상이고 해줄 수도 있는데 어른의 관점으로 무시해 버리는 것도 비합리적인 처사라고 생각이 들기에 늘 관심과 애정 속에 진실한 대화를 이루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수준과 경제력이 높아진 요즘 한국의 가정은 어른들로부터 물려 받은 무뚝뚝하고 가장의 위엄과 일방적인 명령조가 아직도 많다고 생각한다.지금의 아이들은 1세대 이상의 부모들보다 보다 영악하고 계산적이며 참을성이 없다는 점이다.아이가 잘 되어 사회인이 되어서도 우등생으로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사회성 우등생도 과연 몇 퍼센트 밖에 안되기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식들의 교육에 헌신적일 수밖에 없는게 한국의 부모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과의 대화부재도 사춘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정서와 심성을 매마르게 하는 요인이라고 생각이 된다.그들과의 의사소통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이러한데 '너'는 어떠니?,일반적인 얘기보다는 구체적인 얘기로 의사소통 하기,부탁하거나 질문시에는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하기,질문에 대한 대답으로는 한 단어 이상이 나오게끔 질문을 하기,그 시점의 주제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기,부모와 아이가 긴장 상태에 있을 때에는 부모의 감정 상태,그러한 감정을 갖게 된 이유,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말하고 일방적인 질문과 말하기보다는 아이의 이야기에 진심을 담아 경청하는 자세가 의사소통의 첩경(捷徑)이 아닐까 한다.
급격한 성장,변성,모발의 변화,여드름,성기나 유방의 발달 같은 신체 변화와 감정과 기분의 기복이 심해지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상이 부모보다는 또래나 이성친구로 변해 가며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기가 사춘기(思春期)에 겪는 현상일 것이다.목소리가 변하고 감정과 기분의 변화가 심하며 거울을 자주 들여다 보고 샤워를 하는데도 꽤 오래 하는거 같고 부모가 학교 행사에 참여하면 부끄러운지 불러도 멈칫거리기도 하며 문을 잠가 놓고 친구와 몇 시간씩 수다를 떠는 것이 사춘기의 아이들의 현상이 아닌가 싶다.공부와 시험의 지옥으로 내몰고 있는 한국교육의 현주소가 아이들의 정서,기분,감정을 매마르고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회의도 많이 든다.아이들의 사생활과 인격,생각,감정도 중요하지만 아직은 덜익은 벼라고 생각한다.덜익은 벼는 씹어 보면 단맛에 가깝고 알차지 않아 비릿내만 난다.그러기에 더욱 시간과 인내심을 갖고 그들을 대하고 마음을 읽어 내는 의연함과 담대한 정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거 같다.사춘기의 앙이들도 시간이 흐르고 자신의 정체성과 사리가 밝아지면 언제 사춘기가 있었냐는 식으로 폭풍 뒤에 맑게 개인 대지의 평온함을 느낄 수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