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사회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몸값을 올려 돈과 명예를 거머쥘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현실인데 제목은 정반대이다.작가의 이력도 다채롭고 전개해 나가는 스토리의 구성도 유머와 기지가 넘친다.제목이 독자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고 이야기의 전개는 그만큼 흡인력을 증강시킨다.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에 다니고 좋은 사람을 만나서 알콩달콩 살아가는 것이 모든 세인들의 로망이고 바램이겠지만 이 글의 주인공 앙투안은 스물다섯 살의 나이에 안락한 생활을 꿈꾸면서도 자신의 두뇌에는 '어리석음'이라는 것을 덧칠하려 한다.그가 말하는 지성이란 잘 설계되고 멋있게 발음되는 어리석음이라는 것을 가리키는데 앙투안이 바라보는 갖가지 잡된 지식을 뒤짚어 쓴 인간보다는 그저 남들이 알아주지 않고 저급하며 무시당하기 십상인 생각을 몸소 실행에 옮겨 간다.그것이 바로 알코올 중독과 자살이라는 것이다.
술을 입에 대지도 못하는 철저한 금주가인 앙투안은 취기로 인해 지성의 반성적 사고를 제거하는 수단으로 생각했고 취기로 나사가 풀리고 실없이 웃음을 지어 보이는 광기를 나타내고 알코올 중독자들과 합류하여 사회가 말하는 알코올 중독 환자가 되는 것이다.이로 인해 주위로부터 연민과 동정을 산다는 것이다.앙투안은 알코올에 손을 대지만 그와는 적성이 맞지 않은거 같다.술로 인해 결국 몸이 망가지고 병원신세를 지면서 삶을 인위적으로 마감시키려는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하지만 자살 또한 그에겐 쉽지 않은 길이라는 것을 주위 환자들의 얘기를 통해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앙투안은 친구의 소개로 증권중개업무를 맡게 되면서 생각지도 않았던 재물을 거머쥐게 된다.거액의 돈을 횡재하게 되지만 역시 '바보가 되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돈은 그를 결코 유혹하지 못하는거 같다.그가 생각하는 경박하고 편협한 생각이 과연 무엇을 얻으려는 것일까? 어쩌면 자본주의의 그늘 하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보다는 국가나 사회가 이미 만들어 놓은 굴레에서 살아가는 것보다는 다소 엉뚱하고 괴기한 발상이지만 어딘가에 자신이 묶어져 있고 제한적이며 통제된 울타리를 벗어나 남들의 동정과 연민을 살 수 있는 자유분방한 생각을 했으리라.
이 글은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젊은 앙투안의 생각과 감정,소소한 일상들이 정상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지만 자본주의 사회안에서 치고 밀리는 경쟁의 장을 벗어나 자신만이 갖고 있는 '끼'를 발산하면서 또 다른 세상을 바라보고저 했던거 같다.지식과 지성,지혜를 넘나들고 유머와 위트가 넘쳐나는 기발한 내용 전개가 낯설게도 느껴지지만 읽는 내내 나 자신이 사회의 굴레와 틀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부자연스럽고 부자유스럽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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