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개인에게 있어 역사와 전쟁은 무엇이고 삶이 자신에게 가르쳐 주는 의미와 가치가 과연 무엇인지를 일깨우는 보기 드문 역사 소설을 접하게 되어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지난 역사의 굴레 속에서 힘들게 살아간 선조들의 흔적이 한 올 한 올 배어 나옴을 느끼게 하였다.이재익작가의 탄탄한 역사적인 사실과 김건우 할아버지의 회한이 뒤섞인 개인사들이 어우러지면서 이야기는 마치 전쟁의 도가니에 빠져드는듯 했고 일제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강제징병 당하는 조선의 젊은 청년과 위안부들의 기구한 삶의 모습들이 숨겨져 있던 비화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옴도 실감케 하여 읽는 내내 그들의 후손의 한 사람으로서 치욕과 모멸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나라 잃은 민족이 가야할 길은 무엇보다도 확고한 자주정신과 독립의 의지를 불태우며 스러져갔던 의인과 열사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한국이 존재할 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반면에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고 사익을 앞세워 일제 앞잡이로 행세하고 조선의 젊은 청년들을 일본 천황의 뜻을 이루기 위해 원치 않는 군역에 따라야만 했다.당시 장자(長子)를 귀히 여겨 대가 끊어지면 안되었기에 영수와 같은 앳된 아이들이 대동아공영권의 일환으로 만주 및 시베리아 벌판에서 일본과 러시아의 제국주의에 희생을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나아가 군대와 같이 삭막하고 폐쇄되어 있는 공간에선 성욕의 해소용으로 위안부가 필요했을테고 그들은 야수로 돌변하여 젊은 조선여인들을 할퀴고 폭행하고 죽음에 이르게까지 했으며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정신대 문제는 한일관계에 있어 깊게 드리운 검은 그림자이고 응어리일 수밖에 없다. 일본은 별것도 아닌 문제로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키고 대동아공영권을 앞세워 만주벌판을 그들의 본거지로 만들기 위해 병기,군수물자에 필요한 인원과 훈련도 되지 않은 청년들을 마구잡이로 끌고 가서 짐승만도 못한 대우와 착취를 받아야만 했다.더욱 가관인 것은(극히 일부를 보여주었지만) 스기타와 같은 사람은 말그대로 정체를 완전히 일본화하여 일본에 아부하고 사익을 충분히 보상받으려 했던 악한(惡漢)이다.모든 일은 사필귀정이라고 했듯 과연 일제에 빌붙고 충성을 다하고 동족을 괴롭힌 자들이 얼마만큼 목숨과 재산,명예를 이어갈 수가 있을 것인가? 일제 강점기때만 해도 조선의 산하는 순진무구하리 만큼 조용하고 평화로운 모습과 순박함이 묻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일제가 유린하고 착취했던 후반부의 만주 강제징집은 젊은 청년,여인들의 희생이 비참했으리라 생각된다.죽도록 일하고 못먹어 추위와 훈련을 견디지 못해 죽어갔던 젊은 넋들이 아직도 쟁쟁하게 포효하는거 같다.일본이 만주 벌판을 누비며 전투를 확대해 갈때 그들의 걸림돌은 몽고와 국경지대의 소련이었다.일본이 두 나라와의 국경선으로 인해 벌어진 문제가 '노몬한'전투가 되는데 일제는 '소련,만주 국경분쟁처리요강'에 따라 소련군을 응징하라는 방침에 따라(물론 일본천황의 뜻이리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지만 일본은 대패하게 되면서 생존한 군인들은 시베리아로 격리.소개(疏開)되고 스탈린에 의해 연해주에 살고 있던 조선인들이 강제로 카자흐스탄으로 대거 강제이동하게 된다. *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