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서설 - 구송에서 기억으로, 고대 그리스의 미디어 혁명 현대의 고전 2
에릭 A. 해블록 지음, 이명훈 옮김 / 글항아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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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의 대철학자인 플라톤의 저서 <국가> 10권에 담긴 시에 대한 플라톤의 견해와 입장,철학관을 넘겨 볼 수있는 좋은 기회가 된거 같다.저자 해블록이 1963년에 만든 플라톤 서설이 이제야 번역출간이 되고 플라톤이 살았던 BC5세기 경의 그리스의 정치,경제,교육,사회 인습 등도 간접적으로 알게 되어 무척 다행이라 생각된다.다만 플라톤의 사상과 철학 등에 기존의 지식이 얕다보니 읽어가는데 어려움도 따랐지만 플라톤과 호메로스,헤시오도스 등 대시인들의 면면도 알게 된 점도 나름대로의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플라톤은 당시 만들어진 시가 구송(口誦)과 반복에 의한 주입식이 아닌 사회전체에 흐르고 있는 언어의(알파벳) 관용적 표현과 엄격한 운율을 삼은 표현 양식과 프시케 등의 의미변화에 의한 지적 혁명과,철학적 견해로서 도덕적 결정과 과학적 인식의 주체로서 개인의 자아와 인격을 문자문화로 발현되기를 기대하고 그의 입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구송문화에서 문자문화로 나아가는 과정상,시의 기능적 성격,시를 기억하는 수단이었던 심리적 일체화의 메커니즘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구송되는 시는 기억의 한계와 후대에 잘못 구전되어 시의 본뜻이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플라톤은 문자언어로 남겨 오래 기록되기를 바랬고이런 점에서 그가 강조하는 것은 시 낭송에서 기억과 회상과 반복을 효과적으로 하되,'오늘은 여기에 있지만 내일은 사라져 버리는 특성과 대조를 이루는 추상적인 것의 영속성을 도모하는데 있는거 같다.또한 그리스 실정에 맞춰 1,2차 교육과정의 프로그램을 수립했는데 인간의 행위에 대해 생각하거나 느끼는 것을 포함하여 인간이 스스로 겪는 화복(禍福)으로 행위의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그에 따른 희로애락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중점을 두고 있다.

플라톤이 시와 반시(反詩),시와 철학에 관한 입장을 호메로스를 비롯한 시적인 전통으로부터 문자를 통한 읽기와 쓰기가 보편화되면서 의사소통의 매체와 그 기법이 획기적으로 바뀌게 됨을 알게 된다.즉 시에 대한 신체적인 부위도 듣는 귀에서 보는 눈으로 이행되며 시에 대한 단순 복송이 문자 혁명으로 인해 의식 혁명과 인식의 전환이 일어났던게 커다란 분수령이 되었다고 생각한다.단 플라톤이 시를 추방하고 개혁한다는 차원이 아닌 시가 인간의 가치를 혼란스럽게 하고 인간을 무개성의 존재로 전락시켜 진리에 대한 통찰력을 제거한다는 것으로서 호메로스의 전통적인 시의 역할과 시에 대한 악폐의 실상을 보여주고 있다.

특이한 점은 무대에서 시를 낭송하는 낭송자를 바라보는 관객이 낭송자의 행동과 감정에 몰입하게 되는데 낭송자는 시가 전해주는 교과내용을 반복하고 교과내용에 능통해야 하는데 이는 미메시스(모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플라톤은 시를 비롯한 창작물과 당대 학생들의 교과과정에도 미메시스를 적용할 수가 있다고 하는데 시적 경험을 기술하고 그 심각한 문제점을 적시하기 위해 그는 미메시스를 선택했다고 한다.또한 구송문화와 문자문화의 격변기에 있었던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는 플라톤으로 말미암아 대립각을 이룬다.헤시오도스의 <무사들에 대한 찬가>에서 제우스의 통치 아래 정치와 도덕의 위계질서가 수립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플라톤에 의한 시와 반시,시와 철학,구송문화에서 문자문화로 변해가는 과정에 그의 철학과 입김이 그리스의 국가와 도덕,개인의 영혼에 관한 심리까지 이르고 또한 그의 교육 목표가 수립되면서 남녀 성평등,가족의 의사소통,정치.사회.경제적 이론이 이어지고 철학자만이 정치권력을 안전하고 적절하게 행사한다는 역설을 <국가>에서 보여주는데,과연 진정한 철학자의 모습과 자세는 무엇인가를 곰곰히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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