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사람은 '어떻게 먹고 살아야 제대로 사는 것인가'라고 혼자 되뇌인다.돈과 물질이 풍요로웠지만 삶의 만족도는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결혼하기 전에는 번듯한 직장에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으로 집장만(물론 지금은 집장만을 했지만)을 하고 여행적금을 들어 1년에 한 두번 가까운 나라라도 바람쐬러 가고 가족들과 원이 없을 정도로 여행과 공연,영화 관람 등을 꿈꾸어 왔지만,나이를 들어 가면서 수입은 지지부진하고 아이들은 커가면서 지출해야 할 교육비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문화로 먹고 산다는 것은 개인적으론 이상이고 사치에 가깝다는 현실적인 자조감을 느끼게 한다.
'문화로 먹고 살기'는 경제학자 우석훈 저자가 방송,텍스트,영화,음악,스포츠 등 5개 분야를 자료와 탐방,트렌드를 면밀히 조사하고 엮어 만든 현재 한국의 문화 위상을 거울 또는 돋보기로 들여다 보듯 담론 형식으로 반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흔히 근근히 먹고 사는 수준을 벗어나 어느 정도 여유가 있고 지적 수준과 의식이 발달하면서 '나도 뭔가 해 볼까'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현재 한국의 문화적인 사회 풍토는 이분법적인 계층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발견하게 된다.즉 문화라는 영역과 범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고충과 불만이 있다고 생각하는데.한국의 중앙집권적이고 수직지향적인 정치 풍토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이는 어느 정권에서도 차이는 있었지만 지금의 MB정권이야말로 순수한 예술로 삶을 꾸려가고 승부를 하려는 이들에겐 온기와 넉넉한 문화정책의 보조와 격려가 외면할 정도로 빈약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국민의 소득은 2만불을 넘어섰다고 하지만 빈부의 격차는 날로 심해지고 중산층의 붕괴와 몰락은 오래 된 상황이라 일반인이 생각하는 문화 생활은 어찌보면 사치스럽고 부담스러운 존재일지도 모른다.언론을 수족마냥 주물러대고 비정규직만 양산하다 보니 문화계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계와 생활만족도는 극과 극을 달리는 상황이라고 보여진다.탑을 달리는 상위층은 연봉과 생활 보장이 부러움을 넘어 시기와 질투,원망까지 들 정도이고 대부분의 비정규직은 언제 잘릴지 몰라 '좌불안석'의 나날을 보내고 있기에 목숨이 경각에 있다고 자탄해 본다.
대학을 나와 문화계에 뜻을 두고 일을 하고 싶어도 정규직 채용인원은 극소수이고 설령 들어가 일을 한다해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으려면 몇 년 이상이 걸리는데 이 또한 비정규직이 태반이라는 것이다.잔치상에 오르는 큼직한 떡은 위에서 다해 먹고 콩고물도 제대로 얻어 먹지 못하는 불쌍한 문화인들이 이렇게 만을 줄을 이 글을 통해 절실하게 알게 된다.극장 관람객,본방 시청률,오프라인 간행물,음반 구입,생활 체육 등의 문화의 본원 상품이 제대로 작동되고 극대화 되려면 정권을 쥐고 있는 정권핵심층의 마인드의 변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이 드는데,이건 역시 쉽지 않을거 같다.그들의 생리인 정권 유지가 무너지고 이념이 좌초되기 때문일 것이지만 국가가 정권과 이념의 잣대와 틀로만 규정짓고 자신의 삶과 가치를 펼치려는 이들을 묵살하고 외면하려 한다면 어찌 문화대국이 될 수가 있고 국위선양을 할 수가 있겠는가?
저자가 문화인을 대형 크루즈 선박에 승선한 승무원으로 비유하고 있는데 넓게 펼쳐진 바다 위의 낭만과 위대함을 함께 느끼고 누려볼 수 있기 위해선 편협되어 국민들과의 엇나간 문화정책들이 하루라도 빨리 선회되어 문화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신명을 불어 넣고 문화를 향유하려는 일반들에게도 거부감과 부담감 없이 보고 듣고 느끼며 영혼을 맑게 유지해 줄 것을 이성과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