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전 1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김수진 옮김 / 시공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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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성이 되는 전략적 요충지에 기대는 적을 공격하고 적의 보급을 차단하며 방어선에 파상공세를 가하는 공성전(功城戰)은 각국의 이해관계 및 전략,전술에 따라 치열한 공방전이 행해지기도 한다.19세기 초 스페인 독립전쟁을 두고 스페인과 영국이 한패가 되어 프랑스와 치루는 스페인 남부 안다루시아의 요새 카디스를 무대로 함대에서 쏟아내는 포격과 포성과 카디스 시내의 일상들이 서사적인 각본과 치밀한 내용전개,등장인물들의 역할과 치밀한 심리가 잘 어우러져 약간은 지루했지만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스페인은 마드리스가 함락되면서 계속 남하하면서 결국 카디스를 두고 이를 사수하기 위한 독립전쟁이라는 한판승부를 겨루게 된다.해상무역과 개방적인 카디스의 특성에 비추어 공성전이 펼쳐지는 와중에서도 주요 인물들의 행각과 서민들의 일상은 전쟁이라는 참담함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인간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생계를 위한 삶의 풍경과 뭔가를 이루려는 목적과 음모,계략 등도 엿볼 수가 있었다.지도를 보면 카디스가 바다와 연결되고 연륙을 따라 펼쳐지는 포격과 포성의 울림 속에 의문의 소녀와 부녀자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나고,전쟁의 와중에서도 프랑스와의 밀수를 통해 스페인의 내부 정보를 흘리고 사리를 채우려는 자,포획선 선장과 한 여인과의 밀고 당기는 로맨스적인 요소 등이 카디스 공성전의 와중에 주요하게 자리잡고 있다.포격이 지나간 잔해 속에서도 하루 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서민들의 본능적인 삶의 모습과 국가와 국가가 치뤄내는 전쟁이 미묘하게 대조적으로 다가오는 점도 눈에 띈다.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티숀,부유한 상류층의 딸로 태어나 사업에 여념없는 팔마와 페페로보 선장과의 관계,프랑스군을 돕는 박제사 퓨마갈 등의 주요 인물들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으며,스페인 수도가 함락되었기에 중앙정부가 아닌 섭정위원회에서 스페인의 당시 전황(戰況)을 알리고 체제정비를 하는거 같다.공성전이 한창일때 영국은 겉만 참전국이었지 그들의 이익을 쫓기 바쁘고 스페인 군사의 사기저하,장군들의 능력부족,게릴라와 도적 떼,살인범들 간의 경계가 흐릿해지면 스페인의 영토는 적군의 손에 넘어가고 넘어가는 과정을 어처구니 없게 보여주고 있다.특히 스페인 국왕이 프랑스에 볼모로 끌려 갔다는 점에서도 국가의 체면과 위기관리가 결핍되었다는 생각마저 든다.

전쟁을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짐작으로 미뤄보건대,전쟁을 통해 진정한 애국자와 사리사욕을 챙기는 불순세력이 있음을 이 글을 통해 실감케 한다.그것은 인간이 갖고 있는 본능일 수도 있지만 적대세력과 영합하고 사리를 채우려는 세력은 국가의 준엄한 재판과 심판을 받아야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카디스를 배경으로 치뤄지는 스페인 독립전쟁과 다양한 인물들의 행동과 심리묘사,서사적인 문체가 압권이 아닐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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