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많이 살아 보지를 않았다.또한 특별하게 일궈 놓은 것도 없고 사회적인 명예나 재물 및 권력도 없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다만 당대 존경과 사표가 되는 정신적 지도자를 멀리서나마라도 보고 말씀을 듣고 있으면 그만한 자리에 있기에 그러한 말을 할 수 있는 역량과 권한이 부여되었다고도 생각하지만 진정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겸손하되 불의와 정의를 위해서라면 강직한 대쪽같은 이미지를 보여주는 분은 늘 마음 속에 선망이 된다.지금까지 내가 행해 왔던 말과 행동들을 자성해 보고 그런 분들의 말과 행동을 본받아 앞으로의 행동 지침에도 반영학려고 자신을 채찍해 본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 현대사에 존경하는 인물은 다섯 손가락 정도가 될지 세어 보지는 안했지만 고김수환 추기경은 말그대로 인자하고 근엄하며 1970,80년대 독재 민주에 맞서 정의를 앞세워 사지에 서 힘없고억눌린 자들은 대변하고 솔선 수범하는 커다란 나무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카톨릭이라는 종교를 바탕으로 그의 열정적인 신앙심과 봉사적인 이력을 보면서 때론 힘들고 지쳐 그만 두고 싶었을지라도 그가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주교직,추기경직이라는 직함 앞에 책임감과 생전 독재에 맞서고 민주화를 진일보하는데 보탬이 되기 위한 헌신과 섬김 정신은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타종교(불교,개신교등)와의 열린 마음으로의 하나가 되었음을 보여 주는 장면에선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일부 신앙인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지 않았을까 한다. 카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내성적이며 활발하지 않은 성격으로 유년시절을 보냈지만 어머니의 선지자적인 믿음이 컸던거 같다.일본 조치대학,독일 뮌스터 대학에서 그리스도 공부를 하고 1969년 최연소 세계 8대 추기경으로 취임되면서 그는 이론가보다는 사회적인 활동가로 변신하게 됨을 알게 된다.1970년 반독재 유신 체제에 종지부를 찍으려 기자 회담,1980년대초 신군부의 정권 연장 및 민주화 학생 운동권에 힘을 실어 주면서 그는 초연하고도 용기있으며 소신있는 양심의 종교가로서 우뚝 우리 곁에 자리하고 있었으며 제3자였던 나도 늘 든든한 인재이고 버팀목이었음을 기억하고 있다. 비단 종교가뿐만이 아니고 타분야에서도 일반인의 존경과 사표가 되는 분은 존재하지만 그는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친일한 흠집도 없고 권력에 빌붙었던 흠집도 없었던 '청렴결백'한 맑고 향기로운 분이었다고 생각한다.국가의 위기 때마다 팔을 걷어 부치고 대동단결을 호소하고 권력과 맞서 문제 해결을 당당하고도 담대하게 설파한 힘없는 정신적 지도자였음에 틀림없다.정치,경제의 정의가 혼미한 시대에 그나마 정신적 지도자들이 하나 둘씩 생을 다하고 우리 곁을 떠남을 알게 될때 그 빈자리가 크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