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개념사란 무엇인가 - 역사와 언어의 새로운 만남
나인호 지음 / 역사비평사 / 2011년 1월
평점 :
ㄱ평소 친구들끼리 만나 대화 아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약간 말발이 서고 난체하는 부류가 있는데 얘기의 중심 내용이나 의미의 본질에서 벗어났다 하면 알아듣기 쉽게 설명을 해주기는 커녕 "넌,어째 개념도 없이 사니? 아니면 "개념이나 알고 말하는 거니?"라고 핀잔을 주곤 한다.일상 생활 가운데 내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여 상대방이 제대로 간파하여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하며 상대방의 말 또한 의중을 통찰력과 지혜,관성으로 간파하는 능력을 길러야 이러한 말을 듣지도 않을뿐더러 티미팅의 좌중이 매끄럽게 흘러가지 않을까 한다.
개념사를 연구하고 대표하는 코젤렉은 서구와 미국을 모델로 ’좋은 근대’와 ’발전’의 근대화론을 비판하고,개념 연구를 통해 근대성의 숨겨잔 이면을 역사적으로 성찰하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또한 그의 개념사 연구는 18세기 중엽부터 19세기 중엽까지의 독일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면서,전통적인 세계관과 상징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꾼 개념의 혁명적 변화가 근대를 출현시키고 각인시킨 주요 동인이었음을 밝히고 있다.또한 코젤렉의 기본개념의 구조사,라이하르트의 사회사적 의미론,레이먼드 윌리엄스의 핵심어 연구,페레스의 ’기본 개념이 아닌 개념’의 연구가 언급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이 도서는 개념사란 무엇인가와 여섯 개의 개념으로 근대 읽기로 크게 대별하고 있는데 역시 근간은 언어와 역사의 주요 사실,사건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된다.하나의 사건,사실을 놓고 보더라도 역사적 사실,계열관계의 장,통합 관계의 장,기능적 반의어등을 분류할 수가 있으며 서구 유럽에서는 시민 혁명과 산업 혁명을 기점으로 새로운 의미,통합,기능적인 어휘들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왔음을 알게 되는데 중세 봉건적이고 귀족적인 진부한 개념보다는 실생활과 밀접한 어휘들이 눈에 띄는 점도 볼 만하다.대중매체 및 대중민주주의라는 합성어가 신조어로 등장하게 되고 대중에 대한 부정의 이미지가 표현되는 것도 볼 수가 있다.특히 문명과 문화라는 의미는 얼핏 비슷한 의미로 대수롭지 않게 사용하고 전달하는데 문명은 기계,과학적인 의미 요소가 짙고 문화는 인간의 내면에 함축된 정신적 풍요로움의 의미 요소가 강함을 느끼게 된다.
코젤렉의 근대성의 지표를 계몽주의의 비판적 이성이 근대 세계의 보편적 위기를 낳아다고 주장하면서 현대 보편화된 근대 비판적 태도를 선취했던 것으로 보아진다.<개혁과 혁명 사이의 프로이센>이라는 저술에서 전근대적인 사회에서 경제 활동의 자유가 확립된 근대 부르주아사회로 근본적으로 변모시켰으며 1970년대 이후에는 당대인들의 정치.사회적 논쟁들과 새로운 정치용어들을 만들어내려는 노력들을 해석학적으로 분석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코젤렉의 명제에서 역사적으로 근대가 얼마나 새로운 것인지를 명확히 알 수가 있는데 세 가지를 들고 있다.
1.근대란 열린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진보하는 역동적인 ’역사’가 스스로를 구현하는 시간의 형식을 의미하게 되었다.
2.근대가 출현했다는 것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인간이 더 이상 과거의 역사를 필요로 하지 않은 자기 완겨릐 시대 속에서 살아야 한다.
3.역동적인 시간구조 속에서 인간의 의식과 행위가 끊임없이 이데올로기화되고 정치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본문중에서--
흥미로운 점은 한국의 전통을 서유럽 전통의 잣대로 재단하는 것이 어불성설인데 가관인 것은 근현대화에서 우리를 세뇌시킨 국민국가,산업자본주의와 시장경제,도시화,관료제,민주주의 및 합리성 같은 용어들이 ’정상적’근대 및 근대성의 특정한 지표로써 ’정상적’근대로 진입할 수 있다고 강변하는 학자들이 많기 때문으로 보여진다.일본의 경우는 서양 문물을 수용하고 서적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난해한 한문투의 말들이 학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다가 일반인들도 부지불식간에 유행을 타고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전통적 역사 개념의 헤로도토스,사마천의 사기,근대 역사학의 아버지 랑케등은 역사들의 관점에서 역사를 일회성의 사건으로 다루었던 개념이 강하고 역사라는 관념적인 용어는 18세기 산업,시민 혁명을 기점으로 한 근대라는 시기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언어 혁명과 역사들,역사를 통해 서술된 의미의 함축적 내용이 무엇인지와 코젤렉을 비롯한 개념사에 대한 학자들의 개별적 연구 내용도 눈여겨 봐야만 한 쪽으로 치우치고 오류에 젖기 쉬운 잘못된 인습을 벗어나 개괄적이고도 통합적이며 표준적인 개념을 확립해 나갈 수가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