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사는 즐거움
법정(法頂) 지음 / 샘터사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살아갈 모든 것이 점지되어 있고 나름대로 뭔가를 하면서 한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또한 혼인이라는 이성지합(二姓之合)으로 한 평생을 둥글둥글 살기도 할 것이다.아니면 자신의 운명이라도 하듯 혼자서 일궈 나가는 삶 또한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을 한다.

 어떠한 삶을 살지언정 아프지 않고 걱정 없이 마음의 평안이 쭉 이어진다면 이보다 더 값지고 행복한 삶이 어디 있으랴만 현실은 늘 긴장과 불안,고민과 격무에 시달리며 가족과 개인의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며 살아가고 있는게 대부분의 삶이어서 힘들어 못살겠다 싶어 고귀한 목숨을 파리 목숨보다도 못하게 던져 버리고 떠나는 이들도 수없이 많고 사회는 그렇게 떠나는 사람들을 위한 사전의 사회 행복장치를 제대로 만들었는가라는 회의심마저도 든다.

 풍정 소리,계곡물이 졸졸졸 흐르는 소리,산 새들이 이곳 저곳에서 하루의 기상을 펼치는 산사 한 모퉁이에서 법정스님은 그렇게도 홀로 이끌어 사는 삶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물욕을 버리고 자연과 벗을 삼고 하루 하루를 산사에서 보내는 생활의 모습을 자연스럽고도 느릿하면서현실과는 동떨어진 독거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진정으로 전해져 오는 홀로 사는 즐거움은 무릇 '안빈낙도','수분지족','청렴결백'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음을 보여 주고 있다.

 무엇이 인간의 삶을 지치게 하고 힘들어 못살겠다고 하는가,모두가 사회의 의식 구조,사회 구조의 굴레 안에 틀어 박혀 숨도 쉴 공간 하나 없이 이어지도록 만들어 놓은 기성세대의 빗나간 의식 구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산은 산이요 물은 물임을 자연 그대로 수용하고 살아갔던 선인들의 모습과 생활이 더욱 그리워지고 삶의 행복 지수가 더욱 갈구되는 시점이다.

 인류는 이기적인 본성을 거느리고 문명 발전을 한답시고 자연과 인성을 파괴하고 힘과 권력으로 한 사회,한 국가,한 지구를 야수의 모습으로 할퀴며 재앙으로 몰아가는 세태에 힘없는 중생들만 천민의식을 지닌 채 말없이 따라가고 찍소리 한 번 못하며 쉼없이 삶을 어렵게 지탱해 나가고 있다고 본다.

 산과 물,그 중에 물은 가장 착한 것이라고 노자는 말했다.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해 있다.그러므로 물은 도에 가깝다.물은 자기 주장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인간이 어떻게 하든 그대로 수용하고 따라 준다.얼마나 착한 존재인가!아울러 물은 늘 변화한다.어제의 물은 오늘의 물이 아니고 인간 또한 어제의 거죽과 오늘의 거죽은 동일하지만 실제는 아니듯이 말이다.

 살아 생전 스님은 독서도 많이 하고 저서도 많이 남기셨다.산 속 바위에 걸터 앉아 볕을 쬐며 이를 잡고 옛 생활을 고집하면서도 이를 즐기셨고 물욕을 버리고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진정한 삶이라고 설파하셨던 스님의 모습에서 자연을 닮은 착하고 어진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또한 속이 깊어지고 투명해지며 진정한 친구,벗들이 있어 홀로 있어도 외롭거나 쓸쓸하지 않음도 발견하게 된다.자연과 함께 있으니 심신이 얼마나 향기롭고 든든한지도 알게 된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알 수 없는 무수한 사건,사고와 함께 IT첨단 산업 마냥 시시각각으로 업그레이드 되고 신제품이 출시되는등 무한경쟁이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도 인간은 느리게 살 필요가 있다.그 이유는 '느림'은 개인의 자유를 일컫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빈둥거릴 것,들을 것,권태,꿈을 꿀 것,기다릴 것,마음의 고향이 느리게 사는 지혜일 것이다. 

 궁핍을 모르게 하고 정체성을 확장시켜 주는 소유욕과는 달리 무소유의 정신으로 홀로 사는 즐거움 안에는 분명 흐트러지기 쉽고 나태해지기 쉬우며 사람다운 삶을 일구기 위해 철저한 자기 관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한 살 한 살 더해가는 나이에 비례하여 보다 향기가 피어나고 행복한 홀로의 삶이 되려면 한결같이 가꾸고 관리해 나가는 삶이 요구된다.그러면 홀로 사는 즐거움은 늘 새롭게 피어나고 확장되리라 생각이 든다.나의 삶 또한 여러 사람이 사는 가운데 혼자가 된 기분으로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며 규율과 질서 속에서 자유스러우며 조금은 느리게 살아보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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